부천에 있는 민석상회에서 구매한 술이다. 이전에도 재고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깔리만시'나 '건조유자껍질'등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약간 새콤하고 인위적인 맛이 예상되어 사지 않았었다.
<'부천 소사동 양조장, 민석상회'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inseok.shop/
하지만 꽤 추천을 해 주시길래, 별다른 고민 없이 구매해 보았다. 최근 약간 여러 가지 다양한 술을 마시면서, 슬슬 막걸리가 그리워 지기도 했고 말이다.
먼저 맛이다. 이 술은 확실히 기본을 갖춘 술이었다. 깔리만시와 말린유자껍질, 그리고 페퍼민트 등이 들어가서 확실히 새콤하고 약간 독특한 트위스트를 내고 있지만, 그 이전에 바탕이 되는 막걸리 술 자체가 매우 맛있다. 조금 찾아 보니, 이 올라 막걸리를 만드는 '미소주방'은 한국 가양주 연구소에서 술을 배운 두 명의 여자 분들이 만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다소 여성스러운 뉘앙스를 가진 막걸리인 것 같기도 했다.
아래 네이버 블로그 글을 보니, 미소 주방은 상당히 소규모 양조장인 것 같은데, 청결함에 대한 집착과 다양함에 대한 시도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https://blog.naver.com/skymei/223165040540
이 올라 막걸리를 한잔 마시면서 드는 생각은 이 술은 술이 아니라, 음료로서도 매우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알콜이 7도 정도로 낮지 않지만, 그래도 이 올라 막걸리는 술이라기보다 음료로서 훨씬 즐겁게 마실 수 있는 막걸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부드럽고, 단맛은 연하나 확실하다. 열대 과일의 시트러스 느낌 역시 과하지 않고 술의 빈틈을 예쁘게 메우며 올라 막걸리만의 개성을 부여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디 펀치 막걸리가 비슷한 시도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올라 막걸리 쪽이 완성도가 더 높아 보인다.
https://seoulindanger.tistory.com/1230
향 또한 연하고 부드러웠다. 여러 부재료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적인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향긋한 시트러스 계열의 새콤한 향과 모과 향, 그리고 유자의 껍질과 이파리 향이 있었다. 술 자체에서 풍기는 달큰한 향도 매력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청량한 느낌이 드는 향을 가졌다.
질감은 라이트한 편이다. 탄산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액체의 질감이 매끄럽고 좋았다. 깨끗한 물을 쓰는 느낌이다. 지게미도 거의 없고 간만에 깔끔히 넘어가는 막걸리를 마셨다. 술보다 잘 만든 음료의 인상을 받는 이유는 어쩌면 이 질감에 기인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착하면 욕심이 커진다. 여러 종류의 많은 막걸리를 마셔 보면서 점점 막걸리에 대한 집착이랄지, 무작정 여러 종류를 막 마셔보고 싶은 욕심이 또 생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즐기는 마음을 잃어서는 안될 것이다. 왠지 흘러가는 여름을 창 밖으로 보면서, 올라 막걸리 한 잔을 마시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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