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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보쉐 (Bochet, 11.5도, 경기 김포, 코어베스트)

by FarEastReader 2023.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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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술보틀숍의 인스타를 보다가 '보쉐'라는 술을 대량 입고 (100병)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슬슬 전통주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술을 좀 마셔봐야겠다고 생각했던 터라, 주말에 매장을 들러 한 병을 구매했다.

보쉐 - 고급스러운 통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위 사진에서 보듯, 고급스러운 원통형 통에 술이 담겨 있다. 고급스러움과 힙함이 물씬 느껴진다. 상당히 마케팅을 잘 하는 곳에서 만들었겠구나, 생각했다.

 

이 술을 만드는 코어베스트 (Corevest)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원재료를 보니 물과 꿀, 그리고 효모만으로 술을 만든다니 정말 신기했다. 꿀로만 만드는 술을 미드 (mead) 또는 허니 와인 (honey wine)이라고 한다는데, 이 코어베스트는 이러한 미드를 다수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마신 보쉐 (Bochet) 역시 사실은 보통명사를 이름으로 붙인 것인데, 보쉐 (Bochet)란 미드 중에서 꿀을 잘 졸여서 카라멜처럼 만든 것을 가지고 물 또는 과즙과 희석하여 발효시켜 만든 술의 한 종류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한 블로그가 직접 이 보쉐를 만드는 것을 포스트 한 내용이 있어 여기에 인용한다.

https://blog.naver.com/vmfhdlsl/223177159043

 

벌꿀을 태워 만든 [보쉐]

벌꿀은 그 자체로서는 자연발효가 않됩니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벌꿀의 수분량이 17%이고 대부분(70%) 고...

blog.naver.com

 

이번에 코어베스트에서 나온 보쉐를 구매하여 실제로 맛을 보니, 상당히 독특하고 풍미가 아름다웠다. 원래부터 꿀을 좋아하기도 해서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신기한 건 분명 과즙을 넣지 않은 거 같은데 미묘하게 자두와 머루 같은 과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병의 라벨에 적혀있는 설명에 의하면, '샤인머스켓'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씌여 있는데, 느끼기에 따라서는 그렇게도 느낄 수 있을 듯 한 것 같다. 조금 찾아 보니 코어베스트는 심지어 우유를 발효, 증류시켜서 만드는 술 또한 개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술 양조와 발효에는 정말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세계가 있는 듯 하다.

 

이 술은 꿀을 재료로 만든 만큼 호박빛의 투명한 색채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배신하지 않는 아카시아 꿀의 중독적으로 달콤한 맛과, 이 단 맛 안에서 조화롭게 변주되는 여러 과실 맛이 굉장히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이 술 역시 여러 명과 나누어 마셨지만, 오히려 이런 술은 혼자 조금씩 마시는 게 훨씬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싶을정도로 유혹적이고 또 달콤했다. 

 

향은 단순하지만 깔끔했다. 꿀의 그윽한 달콤함이 잘 느껴졌고, 향에서는 정말 포도 껍질의 상큼한 향이 느껴졌다. 같이 이 술을 나누어 마셨던 사람들과 술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다들 술을 마시며 향을 맡고는 오 괜찮은데? 하는 표정을 지었던 것이 깊이 뇌리에 남았다. 맛과 향 측면에서 확실히 나름의 고급스러움과 품질을 갖춘 훌륭한 술이었다. 

 

질감은 생각보다 라이트하다. 꿀로 만든 술이라 꽤 녹진하거나 진득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라이트한 편이었다. 하이트나 카스 처럼 아주 라이트하진 않아도, 그래도 중간보다는 꽤 라이트한 쪽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살짝만 남은 바디감이 오히려 좋았다. 무거웠으면 괜히 꿀물 생각만 나고 더 답답했을 것 같다. 차라리 이런 바디감이면 도수를 조금 더 높여도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액체를 컵에 따라서 보면 살짝 작은 기포가 보여서 탄산이 조금 있나 생각했었지만, 탄산은 아예 느낄 수 없었다. 나름 달콤한 꿀의 영향인지 입에 머금고 있으면 입 안과 혀에 잘 달라 붙어 그 속으로 적셔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술을 과연 '전통주'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주세법상의 정의를 따르면 외국에서 들어온 방식으로 술을 빚더라도 양조장이 위치한 지역의 농산물을 가지고 술을 만들면 전통주가 된다고 하니, 과감히 전통주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리고 사실 이러한 보쉐(bochet)가 사실은 외국의 양조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소주도 그렇게 따지면 몽고인들이 전수해 준 외국 술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술을 만드는 코어베스트가 계속해서 실험하고 개량을 거쳐 우리 입맛에 맞고 더 특화된 자신만의 미드(mead) 또는 자신만의 보쉐 (bochet)를 확립해 나간다면, 이를 전통주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전통주로 분위기를 띄우고 싶은 사람이나, 선물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에게 자신있게 추천한다. 

 

보쉐 (Boch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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