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양조에 대해서는 작년에 하얀까마귀라는 술을 마시며 처음 알게 되었다. 하얀까마귀도 상당히 훌륭한 막걸리였다는 걸 잘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산양조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신뢰도가 확 올라가서 구입하게 되었다.
2022.06.2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하얀까마귀 8% (오산양조)
이 경기 쌀막걸리는 푸른색 라벨과 핑크색 라벨 두 종류가 있다. 하지만 둘 다 라벨만 다를 뿐 같은 술이라고 들었다. 실제 라벨을 살펴 보아도 같아서 재미있었다. 왜 두가지 색으로 라벨을 굳이 만든거지? 약간 청색과 핑크색의 조화 같은 것을 고려한 건가? 하는 쓸데 없는 생각도 해 보았다.
먼저 맛이다. 요구르트 맛이 나는 막걸리 계열의 거의 최고봉이 아닌가 싶다. 새콤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지고, 기분좋은 잔당감을 가진 그런 맛이다. 알콜이 7.7%로 높은 편이기에, 마시고 나서 숨을 내 뱉으면 알콜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좋다. 최근에 마신 막걸리들은 다 전반적으로 연한 맛에 조화가 좋은 막걸리들이었는데, 이 경기 쌀막걸리도 딱 그랬다. 비가 내리는 날 마시니 은근히 잘 어울리는 것 같았는데, 향긋한 쌀 맛에 잘 발효된 막걸리에서 느껴지는 시큼함이 정말 멋지게 어우러졌다.
향도 괜찮았다. 은근 메론향이 강한 편이며, 프리미엄 막걸리 특유의 잘 익은 쌀막걸리의 과실향이 기분좋게 퍼진다. 누룩의 쿰쿰하지만 중독적인 향도 잘 조화되어 있으며, 나름 매력적이다. 시간을 좀 두고 마시면 금방 새콤해지는데, 그 새콤함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이 누룩인 것 같았다. 강하지는 않아도 부드럽게 퍼지는 달달한 향이 상당히 유혹적이고 좋다. 향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술인 것 같다.
질감은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가지고 있다. 은근히 지게미도 느껴지고, 나름 배부름도 느껴진다. 여러 모로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어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지는 술이다. 여러 술을 마셔보지만, 역시 달콤한 막걸리가 부담이 없고,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욕심 내지 말고, 주어진 일 하나 하나 잘 정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봐야겠다. 좋은 술을 만드는 와이너리나 우리 양조장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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