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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오매락 25

by FarEastReader 2023.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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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있는 술 중에 '우메슈(梅酒)'라는게 있는데, 가끔 그 달달한 맛이 생각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살 무지 찔거 같은 달콤한 술이지만, 그래도 여름에 차게 해서 마시는 우메슈의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우리 전통주에도 매실을 활용한 증류주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정말 마셔보고 싶었다. 25도짜리 고도주지만, 용기를 내서 바로 한 병을 시켰다. 그리고 배상면주가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술의 맛이 상당히 독특했다. 매실의 맛이 확연히 드러나는 한편, 은은한 배의 맛이 느껴지는 것이 조화가 아주 훌륭했다. 역시 증류주가 되면 술의 퀄리티가 확실히 올라가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나라 역시 이런 전통주 증류에 있어서는 확실히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역시 숙성 과정이 생략되어 있어서 맛의 복잡함이나 구조감은 느끼기 어려웠다. 어째서 우리 술 문화에는 이 '나무통 숙성'이라는 과정이 생략되개 된 걸까 생각해 본다. 아니면 옹기에 숙성하게 되면 그런 효과가 나지 않는 걸까? 술을 진지하게 마실 때마다 정말 많은 궁금증이 생긴다.

 

나는 이 술을 매장에서 마셨지만, 내가 가끔 술을 사 마시는 술담화에서도 이 술을 팔고 있었다. 거기에 있는 재미있는 설명을 인용한다. 이 술을 당장 맛보고 싶은 사람은 술담화에서 사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오매락은 구운 매실을 뜻하는 오매와 증류주를 뜻하는 아락이 합쳐서 만든 이름이에요. 

여기서 아락이라는 단어는 본래 아랍어로 ‘땀’을 일컫는 말입니다. 

증류 기술이 발견되면서 술이 증류되어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땀방울 같다고 하여 증류의 의미로 확장되었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때 증류 기술이 들어오면서 아락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답니다.

출처: https://www.sooldamhwa.com/damhwaMarket/detail/1255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에 증류 기술을 전해 준건 몽고 사람들일텐데 (이들이 소주 증류기술을 전해 줌),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않는 유목민에게 있어 몇년간 술을 통에 담아 두는 '숙성'이라는 개념은 당연히도 아예 없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향이 매우 좋다. 정말 살짝 바닐라 향도 느껴지며, 기본적으로 맑은 매실 향이 투명하게 퍼지는 것이 좋다. 알콜도수가 있는 만큼, 상당히 화사하게 향이 퍼지는 인상을 받는다. 맛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맛은 향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살짝 생강의 뉘앙스가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그래서인지 스파이시한 느낌을 받았다.

 

질감은 생각보다 바디감이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중간 정도의 바디였다. 알콜의 느낌일지도 모른다. 맑고 깨끗한 좋은 물의 매끄러움이 느껴져서 질감은 전반적으로 호감을 가졌다. 이 술을 머금고 있자니, 역시 좋은 위스키를 오랜만에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 때문에 아무래도 위스키 음용을 좀 자제하고 있지만, 역시 술의 왕은 위스키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증류식 전통 소주를 좋아하고, 달콤한 매실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마셔봐도 좋을 것 같다. 약간 스파이시한 뉘앙스에서 엉뚱하게 위스키를 떠올려 버렸지만, 그만큼 외국 술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과 개성이 있는 술이라고 생각한다. 음식 매치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차라리 약간 추운 날 위스키처럼 조금 따라 놓고 마시거나, 온더락으로 해서 천천히 즐기면 훨씬 맛있게 맛볼 수 있는 술이라고 생각한다. 

오매락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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