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짝꿍막걸리 (서울 성동구, 8도, 한강주조)

나루막걸리의 힙한 등장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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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루 생 막걸리를 만드는 한강주조에서 '짝꿍 막걸리'라는 이름의 8도짜리 막걸리를 출시했다고 하여 바로 사서 마셔 보았다. 개인적으로 나루 생 막걸리의 달콤한 맛을 아주 좋아했기 때문이다.
 
맛있는 막걸리는 항상 여러 사람과, 또 맛있는 한식과 같이 마셨을 때 가장 맛이 좋은 것 같다. 이번에 마신 짝꿍 막걸리도 딱 그렇게 나누어 마셔 보았다.
 
먼저 맛이다. 역시 2020년대 프리미엄 막걸리 답게 과실향이 풍겨나오는 단맛이 압권이다. 아주 달지만, 과하지 않다. 부드럽고 예쁜 단맛 속에서 메론의 맛이 피어나고 그 뒤에 좋은 쌀의 고소함이 따라오는 게 좋다. 나루 생 막걸리보다 도수가 높아서 그런지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런 진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함께 곁들인 두루치기나 갈낙에도 지지 않는 그런 존재감 있는 맛이다.

원래 이런 달콤한 맛은 약간 여성적인 뉘앙스를 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짝꿍 막걸리는 귀여운 라벨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맛의 선이 굵고 진해서 그런지, 아니면 이 술을 만드는 한강주조의 사람들을 유튜브나 기사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상당히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막걸리라고 생각했다.

향도 강한 편이다. 달콤한 메론 향의 말 그대로 빠꾸없이 밀려온다. 이 직선적인 느낌이 남성적이라는 뉘앙스를 주는 것 같다. 이에 더해서 누룩의 기분 좋은 치즈향과 쌀의 고소함이 어우러져서 매우 멋진 달큰함을 만들어 준다. 향이 좋은 막걸리 시리즈를 뽑는다면 이 짝꿍 막걸리는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질감도 좋다.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가져서 무겁지도 않고, 너무 라이트해서 쭉쭉 넘어가 버리지도 않는다. 충실하게 무게감 있는 액체가 존재감을 내는 느낌이다. 탄산은 거의 없고, 묵직하게 내려 앉는 그런 술이다.

아마 스테디셀러로 살아남아 주기를 기대하게 되는 그런 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