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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Mark Holy 마크 홀리 핑크 10.0

by FarEastReader 2023.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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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올해 가장 큰 발견 중 하나는 마크 홀리의 잠재력이다.

내 생각에 해창막걸리 이후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프리미엄 막걸리 브랜드는 마크 홀리가 아닌가 싶다.

이만큼 꾸준하게 품질 좋은 제품을 계속 만들어 내는 양조장도 드문 것 같다. 확실히 뭔가 과학적인 방법으로, 또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내놓는 술들의 맛이 정말 뛰어나다. 맛과 향에 대해서, 미학적인 센스가 있는 양조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2023.04.1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Mark Holy 마크 홀리 드라이 12.0

2023.04.0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Mark Holy 마크 홀리 오리지널 10.0

2022.06.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Mark Holy 마크 홀리 오리지널 6.0

 

이번에 마신 마크 홀리 핑크 10.0는 이번 2023년 봄에 내 놓은 시즌 한정판 상품이라고 한다. 따라서 약 300병 정도 밖에 생산되지 않았다는데 봄을 다 보내고 초여름이 시작될 무렵에 이 사실을 알게 되어서 사실상 마셔 보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찾아간 라빈리커스토어에 이 재고가 있기에 냉큼 집어 왔다.

 

먼저 맛이다. 색깔이 핑크빛인 것은 홍국쌀을 사용해서라고 하는데, 홍국 쌀을 사용한 다른 막걸리와 비교해서도 훌륭한 맛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마크 홀리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청량한 단맛이 올라온다. 약간 맥주의 시원함을 머금고 있는 듯한 달콤함이 매력적이다. 거기에 홍국쌀 특유의 귀여운 산미가 더해져서 확실히 봄 느낌이 난다. 재료에 따라 이렇게 뉘앙스가 달라지는 것이 참 즐겁다. 

 

처음 느껴진 쌀의 단맛은 점차 메론류의 과실 맛으로 바뀌어간다. 부드럽고 둥근 단맛이 입 안에서 한 번 더 모습을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는 알콜의 씁슬함이 살짝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단맛, 산미 모두 진하고 선이 굵은 느낌인데, 이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 진하고 성격 분명한 맛에 푹 빠져들 때쯤 느껴지는 알콜의 뉘앙스에

"아 맞다 이거 술이지?" 하는 자각이 드는 지점이 매우 재미있다.

 

향 또한 좋다. 메론류의 과실향이 주된 향을 이루지만, 역시 홍국이 들어간 핑크빛 액체를 마시고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베리류를 떠올리게 된다. 살짝 라즈베리 향이 나는 것 같으면서... 참나무의 그윽한 (이건.... 거짓말이고)... 농담 빼고 말해도 라즈베리와 같은 향이 살짝 올라오면서 엷게 맥주의 시원한 냄새가 스트레이트하게 다나온다. 내가 이 블로그에서 여러 번 막걸리는 와인이 아니라 비어(beer)라고 이야기 했는데, 마크 홀리의 이 마크 홀리 핑크를 마시면서 한 번 더 강하게 느낀다.

It’s not a “wine.” Wine can only be made from fruit. Makkoli is made from a grain. Wine is pressed and aged. Makkoli is brewed and must be drunk while young. It has more in common with beer than it does wine, and that’s perfectly fine. It’s a “rice beer,” or rather a “rice ale.” It’s not a “rice wine.”

와인은 과일로만 만들 수 있는데, 막걸리는 곡물로 만든다. 와인은 즙을 짜서 숙성시켜서 만드는데, 막걸리는 담가서 만들고 신선할 때 마셔야 한다. 막걸리는 와인보다는 오히려 맥주와 공통점이 더 많다. 막걸리는 ‘쌀맥주(rice beer 또는 rice ale)’이지 ‘쌀와인(rice wine)’이 아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https://www.korea.kr/news/cultureColumnView.do?newsId=148707929)

 

질감은 매우 바디감이 확실하고 꽤 녹진한 편인다. 나는 이렇게 꾸덕하고 점성이 높은 막걸리가 좋다. 유달리 전내기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게다가 이 마크 홀리 핑크 10.0은 아무래도 마크 홀리 측에서 계속 라인업을 강화한 후에 나와서 그런지 전작들에 비해 훨씬 성숙하고 매끄러운 질감을 갖게 된 것처럼 여겨진다. 

 

마크 홀리는 단언컨대 진짜다. 오히려 이 마크홀리를 만드는 김태경 대표의 수제맥주 브랜드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보다 훨씬 잘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것을 만드는 게 성공 가능성이 높은것인가, 내심 생각해 보기도 한다.

 

이 술은 정말 자신있게 일본 등지로 수출해도 대박이 날 것 같다. 도수가 높으므로 상할 위험도 없고, 마크 홀리 (Mark Holy)라는 영문 브랜드도 잘 먹힐 것 같고... 항상 뉴스들은 우울한 소식들을 쏟아내지만, 이렇게 조금만 돌아봐도 즐거운 기회들과 멋진 시도들은 넘쳐난다.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아 봐야겠다.

마크 홀리 핑크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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