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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쌀 안성 생막걸리 (경기 안성, 7도)

by FarEastReader 2023.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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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에서 사 온 가성비 막걸리다. 좋은 쌀이 나는 고장인 만큼 막걸리 종류도 여러가지다.

지금까지 몇 번 안성에서 사온 막걸리들을 마셔 보았는데, 다들 쌀이 좋아서 그런지 맛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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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작년 이맘때에 안성에서 나온 막걸리를 마셨었구나,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작년 이맘 때도 참 날이 좋았는데.. 그런데 일은 무지 힘들었던 것 같다.

이번에 안성에 갈 때는 친구와 함께 갔다. 이 친구와 술을 마시지는 않았는데 여러가지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참 아이 같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 친구와 함께 무심히 농협에 들어가서 사온 것이 이 쌀 안성 생막걸리다. 왠지 안성의 조그마한 양조장에서 만들고 있을것 같은 평범한 막걸리이지만, 만만히 보면 안되는 것이 일반적인 6도 짜리가 아닌 7도 짜리다. 가볍게 마시려다가 오랜만에 훅 취하는 느낌이 들었다. 9도나 14도 짜리를 마셔도 별로 취하는 일이 없는데, 쉽게 들이키다가 금방 당한 것이다. 역시 술은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매번 한다.

 

맛은 드라이한 편이다. 그리 달지 않다. 오히려 쌀의 고소함이 잘 드러나는 맛이다. 막걸리 중에서 가끔 이렇게 드라이한 것들을 만날 때마다 반갑다. 요새는 너무 단맛이 강해지는 느낌이다. 가성비 막걸리들도 그렇고, 프리미엄 막걸리들은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농촌에서 나오는 막걸리들은 생각보다 드라이하다. 뭔가 더울 때 맥주 대신 마시면 괜찮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맛이어서 재미있었다.

 

향은 비교적 평범했다. 흔한 가성비 막걸리의 달큰한 향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알콜이 좀 있어서 그런지 향이 좀 더 멀리 퍼지고 진한 느낌이었다. 의외로 향에서는 고소함보다 잘 익은 참외 같은 살짝 달콤한 향도 느껴졌는데, 향만으로 보자면 훨씬 단 맛이 날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맛이 절제되어 있고 다소 중후한 느낌이 드는 그런 술이었다.

 

질감은 라이트하다. 탄산이 조금 있는 편이나 중간보다 살짝 약한 편이다. 여러 면에서 이 쌀 안성 생막걸리는 개성이 도드라지기 보다는 조용하고 소박한 농촌의 촌부를 연상시키는 술이다. 질감 자체는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술술 넘어간다. 좋은 물을 썼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화려한 마케팅이나 기교 없이 묵묵히 지방 마트나 편의점의 매대를 채우고, 조용히 소비되고, 소박한 향토 음식과 함께 가볍게 걸치는 가성비 막걸리들을 마시니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약 200종류가 넘는 막걸리들을 쭉 마시고 나니 아무래도 취향도 생기고, 살짝 질리기도 하는데 역시 이렇게 가끔 기본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참 의미가 있구나 싶다.

 

간만에 다녀온 안성도 그렇고, 이 가성비 막걸리들의 맛도 그렇고, 어쩌면 지난 몇 년간이 약간 정리되고 새로운 나날들이 시작될 것 같은 묘한 느낌을 나에게 준다.

 

익숙한 것들이 다시 낯설어지는 시점이랄까... 왠지 모르게 무작정 취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흘러가는 시간이 참 아쉬운 하루다.

 

쌀 안성 생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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