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6.8 CS 막걸리 (WE 브루어리, 양조위)

by FarEastReader 2023. 2. 12.
728x90
반응형

라빈리커스토어에서 사온 프리미엄 막걸리다. WE브루어리라는 양조장의 힙한 이름 - 알고보니 '양조위'를 가지고 만든 말장난이었다 - 에 이끌려 한 병을 손에 들고 데려 왔다.

정작 일상이 바빠서 마시지 못하고 있었다가, 여러가지 좋은 일도 있고 하여, 조금씩 꺼내 마셨다. 500ml으로 그리 양이 많은 술이 아니지만, 아무래도 도수가 11도 짜리 술이다 보니 한번에 마시는 것도 좀 그랬고, 첫 잔을 마시는 순간 입에서 느낀 즐거움 - "어 이거 장난 아닌데?" - 하는 것이 한번에 술을 다 마시는 걸 아깝게 만들었다.

이 술을 처음 마셨을 때, 떠오른 술이 있었다. 바로, 방배동의 별 한아양조의 일곱쌀 - 아홉쌀 - 열두쌀 씨리즈였다.

잘 만든 드라이한 막걸리를 베이스로, 강한 탄산과 산미를 매력적으로 갖춘 것이, 한아양조의 막걸리들을 연상시켰다. 한아양조의 막걸리들의 리뷰는 아래 링크를 확인하기 바란다.

2022.08.1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일곱쌀 막걸리 (한아양조)

2022.09.2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아홉쌀 막걸리 (한아양조)

2022.07.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열두쌀 막걸리 (한아양조)

이 술은 드라이하지만, 뒤로 갈수록 달아지는 술이다. 산미와 11도의 높은 도수에서 나오는 드라이함이 슬슬 몸과 입 안을 뜨겁게 만들 때 쯤, 좋은 쌀로 정성스럽게 만든 막걸리가 훅 단맛을 내뿜어 준다. 다 마시고 나면 입 안에 잔당감과 새콤함이 남는다. 처음에는 탄산과 새콤함이 기본이 되어 살짝 시게 느껴지지만, 곧 상큼한 청포도의 맛과 닮은 단맛이 올라오면서 입 안을 긴장시킨다. 인공적인 합성 감미료가 전혀 없는데도 상당히 강렬하게 느껴지고 짧게 사라지는 단맛이다. 그 이후 다시 약간의 고소함과 누룩의 치즈맛이 곱게 배어난다. 상당히 잘 만든 술이다.

향 또한 강렬하다. 달큰한 막걸리 향이 상당히 순수한 형태로 나와 깊고 굵게 퍼진다. 향긋한 꽃향이가 함께 퍼지는데, 물을 타지 않은 원주이기에 가능한 것 같다. 보통은 막걸리 원주라고 하면 14도 짜리를 생각하는데, 이 술은 11도 짜리 원주라고 하는 점이 재미있었다. 도수는 낮지만 형 측면에서는 14도 짜리보다 훨씬 강하고 진한 향이 나는 것 같았다.

질감은 중간 정도의 바디감과 농도의 술이었다. 탄산은 처음에는 강했지만 개봉 후 며칠이 지나자 역시 빠르게 사라졌다. 가루감 없이 매끈한 편이지만 다소 끈적이는 느낌이다. 따르면서 병에도 조금 흘렸는데 병과 식탁도 상당히 끈적였다. 그러나 질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시원하게 마시기 보다는 조금씩 맛을 보며 굴려가며 마시기 좋은 그런 술이 아닌가 싶다.

간만에 좋은 술을 만나 기쁘다. 다채로운 막걸리 여행도 끝이 보이지 않으니 참 감사한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어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