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수막걸리와 함께 내가 응원하는 기업이 바로 국순당이다. 이전에도 여러 국순당의 제품을 리뷰한 적 있으며, 이 국순당에 주식투자도 하고 있다.
예전부터 복분자가 유명한 전북 고창 지역에 국순당의 복분자 관련 술을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 '(주)국순당고창명주' 라는 회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복분자 관련된 막걸리도 두 종이나 만들고 출시하고 있어 눈여겨 보고 있었다. 실은 나는 중학교 시절 처음 복분자를 좋아하게 되어, 그 이후 기회가 있으면 복분자를 곧잘 챙겨 먹고 있기에, 더욱 신경 쓰이는 술이었다.
아래가 국순당 고창명주의 홈페이지다.
http://bokbunjaju.kr/custom/home.html
이전에 리뷰한 오디 막걸리와 같이, 이런 베리류가 들어간 막걸리가 은근히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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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가 만들어 화제가 되었던 마쿠 막걸리도 블루베리 라인이 출시되어 있다.
2022.10.2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마쿠(MAKKU) 막걸리 블루베리맛
위와 같이 베리류가 첨가된 막걸리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에 마신 국순당의 자연담은 복분자 막걸리는 그 중에서도 확실히 맛의 진함과 안정된 품질이라는 면에서 역시 수위에 위치한 그런 막걸리였다.
먼저 맛이다. 첫 잔을 작은 와인 잔에 따라 마셨는데, 첫 잔부터, '와, 이거 괜찮은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확실히 국순당의 제품은 경쟁력이 있다. 빽빽하게 들어찬 곡식의 풍부함과, 이 곡식이 발효되어 뿜는 달콤한 술 맛 속에, 아주 균형감있게 복분자의 새콤달콤함과 씁쓸함이 섞여 든다. 억지로 미묘한 뉘앙스를 느낄 필요도 없이, 고소함과 단맛, 복분자 특유의 새콤달콤한 베리맛, 그리고 녹차의 뒷맛같은 복분자 특유의 쌉쌀함이 하나 하나 분명하게 혀 위에서 느껴진다. 한 잔 한 잔이 맛의 측면에서 충실하고 솔직하다. 그러면서 소박한 느낌이다. 확실히 알기 쉽고, 맛이 좋은 그런 술이라고 생각했다.
맛이 달지만 아주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운 단맛이어서 라벨을 보니 역시 합성감미료 (아스파탐 등)이 들어 있지 않았다. 물론 복분자가 들어가고 기타과당이 함유되어 있지만, 3천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아스파탐이 배제되어 있다는 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 국순당의 주가를 다시 한 번 보았다. 우리나라 전통주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지만, 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양조기업의 시총이 1,277억 밖에 되지 않는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게다가 살펴 보면 2022년 9월 기준 현금이 480억원, 금융자산이 105억원에, 총 자산이 2,636억원인 회사가, 차입금은 3.4억원 뿐이고, 모든 부채를 다 합쳐도 215억원밖에 안된다.
그런데 시총이 1277억원인데, 2022년 9월까지 3분기 (9개월) 누적 영업이익이 무려 83.8억원이다. 단순히 연환산 하면 한 100억정도 영업이익이 날텐데, 나는 현금을 500억 가까이 쌓아 놓고, 부채도 없는 국순당이 앞으로 12년 안에 막걸리와 전통주 시장에서 퇴출될 거라고는 믿기 어렵다. 이익 수준이 좀 아깝긴 하지만, 이런 특화 막걸리를 적극 개발해서 단가를 높여 받을 수 있다면 수익성 개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국순당이 가야할 곳은 프리미엄 시장이 아닐까, 매번 생각한다.
자연담은 복분자 막걸리의 향을 느껴보면, 역시 좋은 재료를 충분히 썼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복분자향이 아주 깊고 진하게 올라오고, 막걸리 자체의 향 역시 품질 좋은 달큰함이 향기롭다. 누룩취나 잡내가 거의 없고, 부드러운 곡주의 향이 강하다. 향의 힘이 좋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러한 복분자 막걸리처럼 살균탁주로서 맛과 향을 첨가하는 경우에는 향의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장수 막걸리의 장홍삼 막걸리 같은 것은 매우 좋은 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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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감도 재미있었다. 일단 지게미가 풍부하게 들어가서 매우 부드럽고 포만감있었다. 술 자체가 부드럽기도 했지만, 곡식 가루들이 그 부드러움에 바디감을 채워 주고 있었다. 술이지만 가벼운 간식으로도 마실 수 있을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복분자가 포함되서인지 과일 주스 특유의 새콤한 자극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잔당감이 거의 없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맑은 물과 알콜이 확실히 깔끔한 느낌을 주며 넘어간다. 탄산이 거의 없지만, 이렇게 깔끔하고 청량한 것 역시 좋은 인상을 주었다.
국순당은 확실히 품질이 좋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본다. 이런 품질관리 노하우와 양조 기술을 국내의 여러 프리미엄 막걸리들을 규합하여 품질을 안정시키는데 활용하고, 상장 기업으로서 갖춘 유통망을 가지고 이들을 전국에 유통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풍부한 현금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지고, 이를 M&A에 유효 활용하면 정말 큰 혁신과 기업가치 창출을 만들 수 있을텐데... 국순당의 막걸리는 언제나 내게 이런 꿈을 그리게 한다.
자꾸 안정 지향적으로 재미없는 술을 만들고, 가벼운 마케팅용 술을 만들고, 또는 VC 투자 등에 열을 올리는 것 보다, 본인이 잘 하는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 내고 가치 창출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 자연담은 복분자 막걸리 역시 국순당을 응원하는 마음에 불을 지펴준 그런 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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