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산성에 있는 애주가들의 성지 라빈리커스토어에서 구입한 술이다. 행주산성 쪽에도 프리미엄 막걸리를 만드는 신생 양조장이 있는데, 바로 이 냥이 탁주를 만드는 행주산성 도가이다.
냥이탁주는 귀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의 막걸리로 나름 알려졌는데, 사실 그 이미지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냥이탁주 화이트는, 그러한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더욱 세련된 색감과 디자인의 라벨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냥이탁주의 프리미엄 버전이라고 하는 이 술을 한 번 시험해 보기로 했다.
먼저, 냥이탁주와 이를 만드는 행주산성도가에 관해서는 아래 한경 기사가 충실하니 한 번 살펴 보기 바란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8116193b
먼저 맛이다. 과연 기본에 충실한 맛이라고 생각했다. 쌀을 곱게 발효 시켜 나는 바나나/메론 풍의 단맛이 일품이었다. 보통 바나나 향이 강한 류 (백걸리, 골목막걸리)와 메론향이 강한 류 (DOK막걸리, 나루 생막걸리) 등으로 좀 나누어지는데, 이 냥이탁주 화이트는 두 가지 맛이 모두 골고루 강한 것이 매력이었다.
아무래도 이 차이는 정말 원재료 쌀과 밀누룩을 어떻게 배합했는가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이 냥이탁주 화이트는 다른 막걸리들과 비교해서 이 부분이 정말 절묘했던 것 같다. 같은 프리미엄 쌀 막걸리이고, 물, 쌀, 밀누룩, 효모만으로 만드는데 이렇게 미묘하게 맛이 달라진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또한 이 냥이탁주는 좀 더 요구르트 같은 맛이 강했다. 고급스러운 새콤달콤함이 특징적인데,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이 냥이탁주의 이름과 디자인 뿐 아니라, 이 고급스러운 새콤달콤함에서 여성성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맛있다를 넘어서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깔끔한 새콤달콤함이다. 감칠맛이 있고, 자극적이지 않다. 매우 잘 만든 술이라는 점을, 이 고급스러운 새콤달콤함에서 강하게 느끼게 된다.
향 또한 모범적으로 좋았다. 맛의 새콤달콤함과는 달리 향은 상당히 묵직하고 곡식의 풍미가 강한 편이다. 도수가 10.5도로 좀 있는 편이어서 그런지, 향의 유지도나 강도, 그리고 퍼지는 정도도 꽤 좋은 편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막걸리의 품질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이 '향'에서 갈린다고 느낀다. 맛이야 여러가지로 잘 포장이 가능하다. 막말로 아스파탐이라도 쓸 수 있지 않은가? 아니면 살균탁주로 만든 후, 다른 향을 첨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향은 다르다. 확실히 좀 위생적으로 뒤떨어진 곳이거나 좋지 않은 재료를 쓰는 곳, 보관상태가 별로인 곳에서는 향에서 잡내가 나거나 아니면 향이 지나치게 약하게 된다. 냥이탁주 화이트는 향의 측면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었다. 무엇보다 '맛'의 인상과 다른 향이 풍기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질감은 어느정도 바디감이 있고, 곡식의 포만감을 살짝 느낄 수 있는 편이었다. 그러나 10.5도의 도수에 비하면 살짝 액체의 질감에서는 묽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지게미와 술이 잘 분리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구조감이 복잡하게 느껴지거나, 단단한 느낌이 드는 특별한 질감을 갖춘 건 아니었다. 하지만, 특유의 야들야들한 느낌이 좋았다. 분명 바디감이 있지만, 정작 상당히 술술 부드럽게 넘어가는 특징이 있다. 여러 모로 여성성을 갖춘 술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관능적인 느낌마저 드는 막걸리치고는 꽤 드문 질감을 가진 술이었다.
이 냥이탁주 화이트를 만드는 행주산성 주가에서는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회사에서 나오는 플래그십 막걸리와 다른 제품도 좀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smartstore.naver.com/hjssjuga
이래 저래 행복의 원천을 찾기에 분주한 나날이다.
막걸리가 곁에 있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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