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먹는 막걸리에 대해 들어 본 적 있는가?
이전 리뷰한 술취한 원숭이를 만드는 용인 술샘 양조장에서 나오는 아주 독특한 막걸리인 '떠먹는 막걸리' 이화주를 드디어 구입해서 마셔보았다.
2022.07.2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술취한 원숭이
며칠 전 행주산성에 위치한 애주가들의 성지 '라빈리커스토어'를 다녀왔는데, 막걸리 라인업이 완전히 개편되어 있었다.
몇주 전과 달리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으로 가득 차 있어서, 확실히 이 곳도 막걸리 제품군을 관리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라빈리커스토어의 4층에 있는 까페 라빈에도 가 보았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널찍하고, 창문에 보이는 나무들이 시원스러워서 참 좋았다.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나는 진짜 잘 살고 있는 걸까, 자꾸만 반문해 보게 된다.
여튼 이 곳에서 이 이화주를 취급하기에 냉큼 사왔다. 100ml 밖에 안되는 앙증맞은 크기로, 시중에서 파는 떠먹는 요거트 사이즈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물론, 8도짜리 막걸리이기에 결코 싸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사 먹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 이화주에 대해서는 나무위키에 정리가 아주 잘 되어 있다. 나는 이화주 하면 용인 술샘의 이화주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국순당에서도 팔고 있는 모양이다.
https://namu.wiki/w/%EC%9D%B4%ED%99%94%EC%A3%BC
여튼 위에서 보듯 이화주는 꾸덕 꾸덕한 떠먹는 요구르트 형태의 술이다. 먼저 이 술샘에서 나온 이화주를 떨리는 마음으로 따서 한 숟가락 먹어 보았을 때, 진하고 달콤한 막걸리 맛이 훅 느껴지면서, 마치 요구르트를 먹은 것처럼 부드럽고 시원한 질감이 만족스럽게 입 안을 채워서 정말 맛이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약간 해창 막걸리와 유사한 맛을 느꼈지만, 역시 액상이 아니라 요거트 형태의 고체인 만큼 좀 더 맛이 진하고 또 강하게 느껴졌다. 나는 술마시면서 배부르다는 느낌을 잘 받지 않는 편인데, 이는 은근 요기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별미로 즐길 수는 있어도, 다른 음식과 페어링해서 먹거나, 역시 음료로서 즐기기에는 어려운 것 같았다. 페어링 한다고 해도 어딘가 (빵이나 고기, 베이컨 같은 것)에 발라 먹거나 찍어 먹는게 될텐데, 이 새콤달콤한 맛이랑 잘 어울리는 것을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향도 은근히 강한 편이다. 역시 액상보다 고상이 무언가를 자세히 붙잡아 놓고 분석하고 맛보고 하기에는 더 편한 것 같다. 술샘에서 나오는 막걸리는 위에서 언급한 홍국 막걸리 '술취한 막걸리' 밖에 안 마셔 보았지만, 그 막걸리도 향이 아주 좋은 편이었고, 이 이화주도 상당히 정통적인 쌀 막걸리의 풍부한 과실향을 잘 뽑아 냈기에, 이 술샘이라는 곳에 대한 신뢰가 생겨났다. 여기서 나오는 다른 술을 마시고 싶어지는, 그런 풍부하고 좋은 막걸리 향이었다. 메론 스타일의 과실향과 요구르트 향이 겹치고, 그 뒤에 막걸리의 달큰한 술냄새가 퍼지는... 그러면서도 약간 기분 좋은 치즈 향이 난다.
이 이화주를 놓고 질감을 운운하는 것도 좀 우습긴 하다. 워낙 명백하고 독특한 형태의 '떠먹는 막걸리'이기에 확실히 꾸덕하다. 다만 굳이 말하자면, 정말 시중 요플레보다는 조금 더 꾸덕하지만, 그릭 요거트 수준으로 뻑뻑하지는 않다. 부드럽고 미끄럽게 잘 넘어가고, 은근히 먹기 쉽다. 딱 적당하다.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하는 우리 막걸리 시장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정말 세상엔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국순당 이화주가 아직 판매된다면 꼭 한 번 구매해서 비교해 보고 싶어졌다. 막걸리의 세계는 아직도 넓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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