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장수 생막걸리가 있다면, 부산에는 생탁이 있다.
경상도 지방의 지인이, "은근히 생탁 이거 괜찮더라" 이렇게 추천해 주어서 기억해 놓고 있다가, 경남 지역을 갈 일이 있을 때 한 병 발견해서 마셔 보았다. 아직 늦여름, 초가을 햇볕이 따가울 때 야외에서 한 잔 해 보고 싶었지만, 결국 실내에서 종이컵에 받아 마시게 되었다.
하지만, 한 잔 마시면서 눈이 딱 트이면서, "아 이 술, 왜 인기 있는지 알겠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확실히 기본기가 있는 술이었다. 적당한 탄산감에 부드러운 단맛, 거기에 살짝 가미된 고소함이 아주 균형이 잘 잡혀 있었다. 정말 잘 만든 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 하면, 새콤한 막걸리의 대표주자인 금정산성막걸리도 있고, 훌륭한 막걸리가 많은데 이 막걸리가 왜 장수막걸리처럼 시장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금정산성 막걸리 포함 다른 부산 막걸리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2022.05.2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금정산성 막걸리 (부산)
2022.04.0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금정산성 옛날 막걸리 (부산)
2022.05.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청탁 막걸리 (부산 금정산성)
그런데 이 생탁을 만드는 부산합동양조가 어떤 곳인지 알아보니... 생각보다 좀 제조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여러 노동 문제가 산적한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좋은 술을 만든 것이 참 신기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부분은 꼭 알아둬야 할 것 같아 나무위키의 링크를 추가한다.
https://namu.wiki/w/%EB%B6%80%EC%82%B0%ED%95%A9%EB%8F%99%EC%96%91%EC%A1%B0
부산합동양조 - 나무위키
여기가 바로 노동자지옥"생지옥" "그러니까 나는 (상여금을) 개들한테는 안 줘요"[5]부산합동양조 사장단 신OO[6] 사장 # "생탁 공장에서 수당은 월급 명세서의 빈 칸에서 밖엔 찾아 볼 수 없었습니
namu.wiki
하지만 맛 하나는 정말 시원하고 좋았다. 장수 막걸리와 비슷하지만, 묘하게 맛이 다른데, 좀 더 단맛이 절제되고, 대신 숭늉같은 부드러운 곡식맛이 좀 더 추가된 느낌이다. 아마 부산에서 자주 먹는 음식들과 더 잘어울리는 식으로 맛이 진화된 것 같다.
향 또한 적당히 강하고 힘이 있었다. 누룩향과 달콤함이 뒤섞인 전형적인 막걸리향이 일품이었다. 참 이런 것이 어려운 것인데, 위의 나무위키 기사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향도 깨끗했다. 품질관리가 잘 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 생탁은 2021년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가 있다. 분명 좋은 술인 것은 확실한 것이다.
질감 또한 라이트하지만 확실히 물과 알콜, 그리고 지게미가 나름의 균형있는 구조를 이루고 있는 알찬 느낌의 술이었다. 가능하다면 부산에서 정말 이 생탁과 함께 국밥이나 해장국 같은 걸 먹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술이었다.
부디 이 좋은 술을 만드는 부산합동양조의 노사갈등이 잘 아물었기를 바라며, 그리고 또 생탁이 앞으로도 계속 좋은 술로 남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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