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에 있는 화제의 양조장인 한아양조에 다녀왔다. 이수역에서 이수교차로 쪽으로 가는 대로의 이면에, 한아양조가 있었다.
여기 저기서 이 한아양조에서 나오는 일곱쌀 (7도짜리), 아홉쌀 (9도짜리), 그리고 열두쌀 (12도짜리) 막걸리에 대한 찬사가 많았기에, 큰 기대를 하고 찾아 갔다. 원래는 도수별로 하나씩 사려고 했으나, 한아양조의 사장님께서 지금은 12도 짜리 밖에 없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12도짜리 열두쌀을 한 병 샀다. 가까운 시일 내에 한 번 연락하고 찾아 뵈어서 7도와 9도짜리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양조장의 분위기는 아주 멋졌다. 작지만 위생적이고, 멋진 음악이 실내를 채우고 있었다. 일하는 사람은 사장님 한 분인건 같았는데,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아름답게 관리되어 있었다. 이런 양조장이면 신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두쌀의 맛은 아주 훌륭했다. 일단 요새 유행하는 달콤한 프리미엄 막걸리들이나, 누룩향이 강한 누룩 중심주의 막걸리들과도 확실히 다른 열두쌀만의 개성이 있다는 점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먼저 쌀의 단맛이 아주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 약간 바나나우유를 마시는 것 같은 맛을 가지고 있다. 쌀의 묵직함이 느껴지고, 달콤함이 지나고 가면 12도짜리 알콜이 주는 매콤함이 입을 즐겁게 해 준다. 탄산과 함께 퍼지는 드라이한 끝맛이 아주 일품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이 술은 단맛이 줄어들면서 점점 드라이한 맛이 강해지는데, 이것도 아주 매력적이다. 한 1주일 정도 시간을 두면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향도 매우 좋다. 아까 말한 바나나향이 감도면서 부드럽게 쌀의 고소한 향이 퍼져나간다. 향이 강하고 아주 향기롭다. 살짝 쏘는 듯한 느낌도 있는데 역하지 않다. 독특하고 개성적이다. 다른 술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막걸리만의 향기가 아주 부드럽게 승화된 느낌이다.
질감은 처음엔 탄산이 강하고 (그러나 살짝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게 아쉽다), 바로 묵직한 바디감이 느껴지는 술이 입 안에 맴돈다. 알싸한 매콤함이 살짝 감돌면서 단맛의 녹진함과 함께 곡식가루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입 안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쓱 지나가는 것이 일품이다.
이 술은 정말 최고다. 내가 가 본 양조장 중에서 접근성도 좋고 스타일도 제일 좋다. 조금만 더 구매가 쉬웠다면 여기 저기 많이 택배로 선물해 주고 싶은 그런 술이다. 앞으로 좀 더 다니면서 사장님과도 면도 좀 트고 여러가지를 배워 보고 싶다.
<한아양조의 다른 술>
2022.08.1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일곱쌀 막걸리 (한아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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