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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일기/운명을 개척하기 - 지혜와 운

나를 잃어가는 느낌

by FarEastReader 2022.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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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또 꿈을 꾸었다. 뭔가(과거의 증명서 같은것)를 찾고 있었는데, 다른 옛날 서류를 찾아내고는 옛 추억과 세월의 무상함에 슬픔을 느끼는 그런 꿈이었다.

꿈에서 깨어나 보니 어제 내 몸에 머물러 있던 가벼운 두통과 몸이 무겁게 느껴진 증상은 사라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꿈에서 느꼈던 슬픔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를 정의했던 것들이 전부 옛날일이 되어버리고 지금 나는 뭔가 붕 뜬 상태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아무것도 없이 해외에 망명하면 이런 느낌일까? 내가 누군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런 것들이 완전히 흐려져가는 느낌이다. 나를 정의하는 키워드들이 이제 뭐지? 나는 이제 나를 뭐라고 소개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들며 슬퍼졌다.
결국 나는 무엇을 하러 이 삶을 얻은 것일까.
그리고 지금 나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다가 문득, 나는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테이지에 진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고 돌아 다시 완전히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금까지 성장이 없는 시간을 보냈다. 정확히 말하면 개인적인 성장은 있었지만 조직에서의 성장은 정체된 채 오히려 와해와 회복이라고 하는 다른 방면으로의 경험을 했다. 세상 모든일이 그렇듯, 다 의미가 있고 큰 틀에서는 내실을 다지기 위한 귀한 경험을 통해 나름의 훌륭한 내적 성장을 이루어 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당장은 욕심을 부리면 안 될 거고 일들이 남긴 했지만), 뭔가 새로운 일을 진행하고 외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결국 이 또한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및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즐거울 수도 있지만, 매우 아플 수도 있음을 이제는 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오늘까지 잘 살아 왔음에 감사할 뿐이다. 우선은 마지막까지 쓰러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 남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하늘의 가호가 있어 무사히 일들이 마무리 되기를 기도할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별은 슬프다.
잘 되었건 못 되었건 과거의 나와 이제는 이별을 하고, 필연적으로 나를 또 잊어야 하고 잃어야 할 것이다.

사소한 거지만 소지품이나 옷도 좀 바꿔야 할거고,
매사에 변화를 의식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항상 똑같이 지내서야 다른 결과를 결코 기대할 수 없기에...

언제까지 스스로를 바꾸어야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어떻게 해야 나는 내가 진짜 원하는 것, 진짜 하고싶은 것을 명확히 알고 매진할 수 있을까.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이 많은 것이 아니기네 더욱 초조하다. 하지만 결코 서두를 필요도 없고, 스스로를 옥죌 필요는 더욱 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러니 우선,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 보자!

어느 여름날 저녁,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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