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지평 이랑이랑 막걸리

지평주조에서 나온 스파클링 막걸리다. 얼마전부터 신경은 쓰였지만 계속 미루어 두다가 드디어 마셔 보았다. 스파클링 계열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은 복순도가 손막걸리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복순도가는 좀 이해하기가 살짝 어려운 술이기도 하다. 즐기는 데 학습이 필요한 것이다.

2022.05.1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복순도가 손막걸리 (울산)

술 추천: 복순도가 손막걸리 (울산)

스파클링 막걸리라는 장르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와인도 샴페인의 매력을 아직까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역시 탄산 특유의 청량감과 덧없이 가볍게 터지는 발포감이 주는 매력은 분명히 있다.

지평 이랑이랑 막걸리는 5도짜리 저도주이고, 거기에 레몬 과즙을 넣어서 훨씬 상큼함을 더했다. 정말 가볍고 상쾌하게 즐기기 좋은 막걸리였다. 아마 친구나 가족과 나들이 갈 때 가져가면 딱 좋을 것 같은 그런 맛이었다. 상큼한 레몬 맛 뒤에는 지평주조의 플래그십 지평 생막걸리의 맛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지평 막걸리의 팬이라면 아주 즐겁게 마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향 역시 레몬향이 가장 강하다. 스파클링 음료의 특성상 사라락 올라오는 기포에서 은은한 막걸리향도 함께 느껴진다. 그러나 거품과 함께 금방 사라지고 레몬향만이 부드러운 잔향만 남기고 흩어진다. 향이나 맛이나 목적과 특징이 분명한 술인것 같아 호감이 더 강해진다.

질감 역시 스파클링 와인 같은 질감이다. 라이트하고, 상큼하다. 그러나 역시 베이스가 막걸리인만큼 살짝 녹진함이 느껴져서 좋다. 그러나 지평 막걸리 자체가 맑고 가벼운 질감인 만큼 역시 바디감은 가볍고 입 안에서 금방 휘발하듯이 사라진다. 잘 만든 스파클링 막걸리라는 생각이 든다.

막걸리와 강한 탄산의 조합은 꽤 전통적인 편이다. 대표적으로 막사(막걸리+사이다)의 전통이 있다. 그리고 장수막걸리는 이 탄산감을 제대로 활용하여 특유의 청량하고 달콤한 막걸리의 표준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런 고정 관념을 한 번 더 비틀어서 이렇게 스파클링 막걸리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양조인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아직 막걸리는 제대로 '다시' 만들기 시작한 역사가 짧고, 갈 길이 멀지만 이런 재미있는 시도 속에서 조만간 대박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세상이 힘들고 거칠지만 오늘도 이렇게 막걸리 한 잔에서 힘을 얻고 살아간다.

<지평주조 막걸리 리뷰>

2022.04.0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지평 일구이오

2022.01.30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지평 생막걸리

지평 이랑이랑 스파클링 막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