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명가 배혜정도가에서 나온 술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배혜정도가에서 나온 술은 대부분 좋아하는 편이나, 그 중에서 우곡생주는 매우 높게 평가한다.
2022.04.1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우곡생주 배혜정도가
이 외에도 몇몇 막걸리 라인을 소개했으니 한 번 참조해 보기 바란다
2022.05.0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호랑이 생 막걸리 배혜정도가
2022.04.2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화성 생 막걸리 배혜정도가
부자막걸리는 도수가 10도로서 우곡생주와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개성의 술이다. 우곡생주가 농도가 짙고 아주 달콤하며 새콤한 요구르트 향미의 술이라고 하면, 이 부자 막걸리는 좀 더 '농민의 술'로서의 막걸리로서의 정체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맛이 좀 더 씁쓸하고, 산미는 거의 배제되어 있다.
맛의 첫 인상은 '단맛'이다. 이전 마셨던 늘봄 막걸리에서 느꼈던 과당에 의한 단맛이 술의 첫 인상을 만들고 있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건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고급스러운 술에서 고과당에 의한 단맛이 첫 인상을 만든다면 실격이 아닌가 싶다. 그건 그 자체로 개성일 수 있으나, 확실히 격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맛의 질감과 뒤에 찾아오는 씁쓸한 곡주의 쓴맛이 아주 잘 어울려 묘한 밸런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잘 음미하면 이 술이 가진 특유의 깊이있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성분표를 봐도, 알콜함량 10%에, 물, 쌀(국내산), 고과당, 국, 효모, 구연산(산도조절제), 젖산(산도조절제)를 쓰고 있는데, 역시 과당이 눈에 들어오고, 국내산 쌀을 쓰고 있는 점에서 안심한다. 쓴 맛 속에서 떡의 고소함이 느껴지는 것도 아마 좋은 재료를 쓴 것에서 기인 한 것이 아닌가 싶다.
향 또한 과당 느낌의 달콤한 향이 주를 이루면서 그 이후 고소한 곡식 술의 향과 살짝 쿰쿰한 누룩향이 이어진다. 향이 분명하고 지속성이 좋아 술을 마시는 내내 즐길 수 있는 것은 배혜정도가에서 나온 술들의 공통적인 장점인 것 같다. 향이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다만 과당 느낌의 향에서 역시 인공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지울 수 없다. 부자 막걸리는 소위 '합주'로서 일반적인 탁주와는 살짝 다른데, 합주는 조선시대 양반들이 마시던 술로써 청주의 맑은 부분과 밑에 가라앉은 고형분까지 그 전체를 사용하여 거른 술이라고 한다. 그래서 곡식의 향이 그나마 잘 유지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질감은 나름 바디감이 충실히 있고, 10도 정도의 도수에도 불구하고 알콜의 느낌도 잘 느껴졌다. 이전 마셨던 희양산 막걸리 15도와도 비슷한 질감이었는데, 맛과 향은 완전히 다르면서도 유사한 질감을 가지는 것이 재미있었다. 막걸리는 질감이 생각보다 중요한 것 같다. 곡식가루가 느껴지는 것이 매력인 술도 있고, 꾸덕꾸덕 농후한 질감이 있는 것도 좋고, 맑고 시원하게 넘어가면서 깨끗한 물의 느낌을 전달하는 막걸리도 그 나름으로 즐겁다. 이 술은 질감이 그렇게까지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좋은 재료를 써서 만든 곡식주가 전달하는 충실한 바디감이 나름의 안심감을 주는 그런 술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부자 막걸리는 살균탁주였다. 탄산감은 많이 억제되어 있었고, 역시 약간 술에서 안정화된 느낌이 났다. 개인적으로 생막걸리도 좋지만 보관과 품질유지가 용이한 살균탁주가 많이 발전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발전에 배혜정도가 같은 훌륭한 양조장이 큰 기여를 해 줄 것을 기대한다.
배혜정도가의 부자10도에 관한 신문기사를 하나 공유한다
http://food.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17/2017011700802.html
'Useful Things > 술 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추천: 하얀까마귀 8% (오산양조) (0) | 2022.06.24 |
---|---|
술 추천: 지평 이랑이랑 막걸리 (0) | 2022.06.21 |
술 추천: 희양산 막걸리 15도 (경북 문경 두술도가) (0) | 2022.06.19 |
술 추천: Yali, Wild Swan Cabernet Sauvignon (얄리 와일드 스완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 (0) | 2022.06.18 |
술 추천: Epicuro Montepulciano d'Abruzzo (에피쿠로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와인) (0) | 2022.06.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