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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천비향 화주 (40도)

by FarEastReader 2022.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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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비향의 화주는 특별한 술이다.

이전 리뷰했던 천비향의 오양주 약주를 증류해서 정성스레 만든 귀한 술이기 때문이드.

2022.03.2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천비향 약주

술 추천: 천비향 약주

이전 풍정사계 춘(春)을 리뷰한 적이 있다. 2022.01.22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풍정사계 춘(春) - 전통주(약주) 2022.01.0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풍정사계 추(秋) 술 추천: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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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한 번 애정을 가지고 마신 술이라 그런지, 시간을 두고 조금씩 조금씩 즐기게 된다. 실제로 천비향 화주는 위에서 언급한 천비향 약주를 3번이나 증류하고 1년 이상 숙성을 거친 제품이라고 한다. 한 입 마시는 순간, 거의 위스키 수준의 부드러움과 깊은 향이 입과 코를 가득 채워 준다. 증류식 소주 특유의 강렬하지만 부드러운 맛이 입을 가득히 때리고 지나간다.

천비향 화주를 만드는 양조회사 '좋은술'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풍부하다. 미인 전직 프로골퍼와 그 누이가 부모님과 함께 평택에서 훌륭한 품질의 우리 술을 만들고 있다는 것만 해도 화제성이 풍부하다. 그리고 술을 만드는 것은 부모님 중 어머니 쪽 (이예령 대표)이 기술자라는 것도 재미있다.

자세한 건 전통주 관련 좋은 기사를 많이 쓰신 박순욱 기자님의 아래 기사와,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5/2019111501527.html

[박순욱의 술기행] ⑬좋은술 이예령 대표 “조선시대 탁주는 벌컥벌컥 마시는 술이 아니었다”

박순욱의 술기행 ⑬좋은술 이예령 대표 조선시대 탁주는 벌컥벌컥 마시는 술이 아니었다

biz.chosun.com


2020년에 재차 취재 된 아래 기사를 참조하기 바란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10/2020011001438.html

골프 대신 전통주 빚는 길 택한 22살 청년농부...김담희 청년창업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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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chosun.com


서구권 (미국과 유럽 등지)에 좋은 와이너리가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에도 멋진 양조장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여기 저기 투어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우는 것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이 좋은술에도 한 번 방문해서 말씀을 나눈 적이 있는데,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당시 추천 받아서 산 것이 이 화주 40도 짜리다. 53도 짜리도 있었지만, 일단 입문하는 의미에서 40도 짜리를 하나 사 오게 되었다.

먼저 맛이다. 그동안 와인이나 막걸리 위주로 마셔와서, 오래만에 이렇게 독한 술을 입에 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나는 독한 증류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는 그런 강력하고도 부드러운 맛이 강하게 전신으로 퍼졌다. 과하게 콸콸 쏟아지는 것을 방지해 주는 캡 사이로 졸졸졸 화주가 흘러나온다. 잘 익은 곡주(穀酒 - 곡식으로 만든 술)의 달콤하고 빵을 연상시키는 향이 퍼진다. 그리고 한 잔 입에 머금으면 매우 달콤한 단 맛이 매콤하게 쏜다. 마치 향수가 그대로 술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천비향 화주 글래스에 따른 모습


위스키 글라스에 담아 한 잔 즐기면, 달콤한 곡식의 향기와, 잘 익은 참외, 부드러운 카스텔라의 풍미마저 퍼져 나온다. 안주로 은근히 달달한 음식 - 다크 초콜릿이나 건포도- 같은 것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 단 음식에 더해서 단 음식을 얹어 단맛을 최대화 하는 전략이다. 아니면 육포나 비스킷 같은 짭짤한 것도 은근히 잘 어울릴 것 같다.

향이 상당히 강하고 묵직한 것이 큰 개성이다. 전통주도 이런 고급 증류주 쯤 되면 위스키에 지지 않는 개성적이고 강력한 향이 나는구나 생각하면서 한 번 감탄하고, 다른 한 면으로는 안도하기도 한다.

질감은 상당히 라이트한 편이다. 바디감이 거의 없다. 약주의 끈적함이 살짝 느껴지는 정도인데, 점도가 있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바디감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알콜향이 꽤 강하게 느껴져서 kick은 매우 분명하게 느껴진다. 도수가 높은 술이라도 도수가 거의 안느껴지고 넘어가는 술들이 있는데, 이 천비향 화주는 알콜감 하나는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술 전체에서 매콤함이 좀 느껴진다. 매콤함을 맛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매움은 '촉각'이라고 배운 어릴 적 기억에 의지하여 질감에 함께 기재해 둔다.

이제 COVID-19도 끝나고 외국인들도 다시 한국에 오고, 나 또한 나갈 일들이 생길텐데 술을 좀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이천비향 화주를 주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약주는 내 생각에 생각보다 난해할 수 있다고 본다. 너무 달콤하고 보관도 어렵기 때문이다. 마데이라 와인같은 느낌이라 고급스러운 느낌도 살짝 떨어진다. 하지만 증류주인 소주는 다르다. 일본소주나 중국 백주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이런 장르에도 익숙한데다, 어느 나라든 이런 고급 증류주의 전통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런 목적으로 화요를 많이 썼는데, 이제는 좀더 호라이즌이 넓어진 느낌이다.

천비향이나 풍정사계같은 술은, 알고 지내는 것도 매우 유익한 것 같다. 우리 술에 대한 이해도도 많이 높아지고, 술 자체에 대한 품질의 기준도 새로이 배우고 만들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천비향은 천년 비밀의 향의 줄인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전통주도 이런 좋은 향을 가진 술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되어 기쁘다.

천비향 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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