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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일기/연애와 로맨스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

by FarEastReader 2022.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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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애에 관한 글을 쓴다. 이 COVID-19 시국이 3년차에 접어드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은 만나고 헤어지고, 역시 우리 사람들에게 연애란 참으로 중요한 문제다.

나는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참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스스로와는 내면의 대화라도 해 볼 수도 있다. 천천히 걷거나 조용히 앉아 술이나 따뜻한 차 한잔 하며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꼭 갖기를 권한다.

사랑, 그리고 연애의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연애,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다.

바로 대답할 수 있는가?

아마 그런 사람은 목적이 뚜렷하니 그에 맞춰 벌써 사람을 찾았거나, 아니면 관심있는 대상을 두고 작업을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연애에 있어서 작업을 하는 과정도 연애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도 참 소중하고 즐거운 경험 아닌가? 관심있는 대상이 이미 임자 있는 몸이라는 걸 알았거나, 아니면 본인을 싫어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포기해야 하지 않으면 짝사랑도 그 자체로 즐길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노래 한곡 들으면서 하자.

Western Kite라는 한국 음악가의 '짝사랑'이라는 노래다.


여튼,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연애를 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사실 연애도 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가지, 여기서 내가 말하는 연애는 육체적인 사랑을 빼고 말하는 거다.

그거 말고 (그건 사랑이 깊어진 후 알아서 해라, 또는 아예 같은 목적이 있는 사람을 만나면 쉽고 빠름),

만약 내가 누군가를 만나서 좀 장기적인 관계를 가져가고 싶다고 했을 때,
어떤 식으로, 어떤 빈도로, 어떤 사람과, 어떤 식으로 사귀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라는 거다.

우리는 때로 너무 스스로가 너무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 - 그 자체에 대해 내가 여기서 뭐라고 하지는 않겠다 -,
하지만 그 사람이 만약 자기가 원하는 사랑이란 게 결국에는 자신을 믿는 아이나 배우자에게 상처를 주는 사랑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그 새로운 관계를 가볍게 생각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너무나 커지기 전에는 그래도 해결방법이 있다. 인간의 의지는 이럴 때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너무나 쉽게 자기 합리화를 한다. 쉽게 말해 일단 일이 벌어지고 나면 항상 지 편한대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단 관계를 시작하게 되면, 상대방의 상황이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그저 기대하게 되고 (그건 상대방이 당신에 대해서도 똑같이 그럴 수 있다),
거기에서 오해를 만들고, 괜히 실망을 하며 서로에게 상처만 준다.

처음부터 스스로가 어떤 연애를 할 수 있는지, 하고 싶은지를 알면,
처음 상대방에 접근할 때부터 이를 고려하고 충분히 숙고한 채로 다가갈 수 있다.

그리고 관계가 점점 깊어져서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조금 장기적인 관계로 나아가려고 할 때, 진지하게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사람 산다는게, 이렇게 계획대로만 가는 건 아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숙고한다는 걸 핑계로 용기를 내지 않는 변명으로 삼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할 수 있을 때는, 생각해서 움직이는게 옳다.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우연에만 맡기는 것과, 그래도 본인이 한번 따져보고 고민해 본 것은 방향도 결과도 모두 다르다.

특히 금사빠 (금새 사랑에 빠지는 사람) 들은 더더욱 이것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그냥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진 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자기가 진짜 원하는 사랑이나 연애라는게 과연 이런 것인지.

사랑엔 이유가 없는거라고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이란 '성욕'과 '자기애'와 그리고 '상대방의 매력' 이 세 가지 분석도구를 들이대면 대체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성욕이란 말 그대로 성적 욕구, 또는 성적 매력을 느끼는 거고, 특정 순간, 특정 분위기에서 가까이 있었던 것만으로도 발생하기도 한다.

자기애(自己愛)란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결국 아까 금사빠에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를 사랑하면서, 또는 스스로의 기분에 도취되어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착각하는 거다.
또는 혼자 있기 싫어서 (즉, 외로워서),
또는 자신의 가치와 매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이 자기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서 스스로의 가치와 매력을 증명하려고,
또는 자신의 출세와 지위 상승을 위해서 등등
자기를 위해서 사랑의 감정을 그에 맞추어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상대방의 매력 - 즉, 상대방이 가진 것에 단순히 끌린 것일 수도 있다.
상대방이 가진 것에 대한 동경, 그것을 내 것으로 하고 싶은 마음, 이런 것 때문에 사실 상대방의 행복보다, 그리고 관계의 충실성 보다 소유의 개념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만들어 낸 것일 수도 있다.

다 좋다. 위의 감정들이 원인이 되었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것이 아니다.

H 수소와 O 산소가 합쳐서 H2O가 되면 물이라는 새로운 물질이 탄생하듯이, 이런 세가지 것들이 합쳐져서 '사랑'이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감정과 경험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이야기를 본론으로 돌려서, 자신의 사랑이 결국 어떻게 생겨 났고, 그리고 자신은 사랑을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가 이 문제도 한 번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내가 진짜 원하는게 뭔지, 내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또 뭔지... 이런 것들도...

최근 과학하는 자세... 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내 스스로 참 과학적이지 못한 삶을 살고 있고, 또 과학적인 태도가 늘 실용적으로 이득이 되는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역시 장기적으로 보아서는 과학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게 승률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연애에 있어서도 과학적인 태도...라고 할까, 분석적인 태도를 갖추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자신과 상대방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모두 행복한 사랑 하시길....

Photo by Tirza van Dijk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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