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배다리 막걸리

by FarEastReader 2021. 12. 15.
728x90
반응형

최근의 술 추천은 모두 막걸리 뿐이다.

이번엔 고양시의 자랑 배다리 막걸리이다. 이전 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즐겨 마셨다는 걸로 유명한 막걸리로서, 서울 서부 지역에 살고 있다면 가끔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어 접근성이 그래도 높은 편인 술이다.

이전 2010년대에 이 배다리 막걸리를 처음 맛 보았을 때는 단 맛이 확실히 적고 드라이한 개성이 있는 막걸리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다시 마셔 본 느낌은 드라이한 특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 달달함도 보강이 된 느낌이었다. 좀 더 대중적이 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나름 1915년부터 술을 만들어온 배다리 술도가에서 나오는 플래그십 제품이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마셨다는 일화가 붙어 있는 만큼, 술 맛 자체는 타사 제품에 비해 깔끔함과 절제된 맛이 기본이다. 

테일러 양복 중에서 역시 박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대통령들이 입었다는 세기테일러의 양복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살짝 올드한 느낌이지만, 단단히 중심을 잡고 있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확실히 한 번은 일부러 사서 마셔봐도 좋을 것 같은 그런 막걸리다. 여러 프리미엄 막걸리가 최근 마케팅을 타면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지만, 사실 막상 마셔 보면 도대체 왜 비싸고 프리미엄이라는 것인지 전혀 알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이 술은 가격도 비싸지 않지만 확실이 다른 구석이 있다. 

내가 이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술은 모두 이런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다. 아무리 특이한 지역의 막걸리라고 하더라도, 서울 장수막걸리와 다를 바 하나 없는 그러 개성 없는 막걸리라면 과감히 제끼고, 아무리 비싸고 특이하고 멋진 이름과 전설을 가진 막걸리라도, 그 맛에서 확실한 개성과 품질을 느낄 수 없으면 전혀 소개하지 않는다.

 

이 막걸리는 맛은 살짝 드라이하고 깔끔한 편이지만, 향이 약한 술은 아니다. 딱히 독특한 향이 나는 건 아니지만, 막걸리 특유의 누룩 향이 아주 적절한 강도로 풍겨 나온다. 그리고 한 가지 인생 깊은 점은, 향이 꽤 지속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각의 대부분은 후각에 좌우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향이 은은히 오래 지속되는 이 배다리 막걸리의 술맛이 유독 좋게 느껴지는 것은 이렇게 단단하고 오래가는 향의 지속성에도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보았다.

 

입 안에서의 질감은, 탄산이 적은 편이어서 부드러운 인상이다. 오히려 요새는 탄산이 적은 막걸리가 약간 고급 스러운 막걸리의 인상을 주고 잇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 배다리 막걸리는 다른 막걸리와 달리 살짝 바디감도 있다. 은근한 무게감이 있는 막걸리인데, 이런 바디감이 어떤 원리에서 구현되는지 궁금하다. 언젠가 고양시의 배다리 술도가에 가면 한 번 물어 보고 싶기도 하다.

 

조금 조사해 보니 이 배다리 막걸리에는 故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나누어 마셨다는 일화도 있었다. 분명 맛을 아는 사람들이 애호하는 막걸리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이런 술이 왜 좀 더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까. 막걸리의 생산과 유통 과정의 한계가 전통술의 성장을 가로 막고 있는 것 같아 참 아쉽다. 이런 문제를 기술로서 해결할 수 있다면 또다른 시장과 가능성을 열 수 있을 텐데.... 막걸리를 즐길 때마다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지금까지 몇번이나 막걸리의 국제화를 위해 국가적으로 지원 등을 해 보았던 모양인데,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누군가 언젠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제대로 된 막걸리를 국내와 세계에 팔아 큰 돈 벌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멋진 막걸리 하나를 소개한다.

 

배다리 막걸리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