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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메이커스 마크 (Maker's Mark)

by FarEastReader 2021.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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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트레이스 (Buffalo Trace), 와일드 터키 101 (Wild Turkey 101)와 함께 이 메이커스 마크 (Maker's Mark)를 우리나라에서는 버번 3대장이라고 부른다.

이전 버팔로 트레이스 (Buffalo Trace) 에 대해서는 한 번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메이커스 마크는 이곳 저곳에서 술 마시러 갈 때 종종 보이면 시켜 마셨는데, 그 때마다 에어링이 잘 된 메이커스 마크 특유의 단맛에 감탄을 한 적이 있다. 버팔로 트레이스는 그보다는 살짝 부드러운 개성이 특징이었다.

버팔로 트레이스가 궁금한 사람은 아래 글을 참조하시고...

2021.06.26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버팔로 트레이스 (Buffalo Trace)

와일드 터키가 궁금한 사람은 아래 글을 참조하시라

2021.09.1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와일드 터키 101 (Wild Turkey 101)

 

이번 메이커스 마크 (Maker's Mark)는 한 와인 샵에서 좀 비싸게 구했다. 해당 가게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술은 싸게 사는게 중요한 물건이 아닌 것 같다. 나는 모든 물건을 최대한 최저가에 구매하려고 하지만, 먹고 마시는 것 만큼은 나름의 프리미엄을 지불하려고 한다. 

 

이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는 일단 외관부터 강렬하다. 붉은색 파라핀으로 봉인된 병이 인상적이다. 이 파라핀 봉인 과정은 아직도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라벨에 보면, 미국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whiskey라 쓰는데, 이 메이커스 마크만 독특하게도 스카치 위스키의 철자인 whisky를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관련 글: 2021.03.0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커티 삭 (Cutty Sark) )

이 Maker's Mark의 창립자 (빌 새뮤얼스 시니어스: Bill Samuels, Sr.)가 스코틀랜드 사람이었기에 스카치 식의 철자 (whiskey)를 고수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빨간색 밀랍 (왁스)는 창립자 빌 새뮤얼스의 부인인 마지 새뮤얼스 (Margie Samuels)의 아이디어로 채택되었다는데 정말 신의 한수가 아닐 수 없다. 

강렬한 외관을 갖추게 된 덕에 훌륭한 마케팅 효과를 보기도 했고, 그에 더해 이 훌륭한 품질을 갖춘 이 버번이 더욱 사랑받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늘 중요한 건 곁다리 지식이 아닌 술 그 자체다.

먼저 Nose (노즈, 향)은 달콤한 향이 지배적이다. 알콜이 좀 센 느낌도 드는데 역시 과일 계열의 달콤한 향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버번은 과일이 아닌 곡물로 만드는데 어떻게 이렇게 상큼하고 스위트한 과실향이 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조금 술을 몇 모금 마시면 버번 특유의 알싸한 향신료 향과 바닐라향, 그리고 살짝 스치는 오크통 나무향도 느껴진다.전반적으로 매우 풍부한 향을 가진 술이라는 인상이었다.

 

Palate (팔레트, 맛)은 단맛과 향신료의 맛이 강했다. 메이커스 마크는 상당히 개성적인 술이라고 생각한다. 약간 공기와 접촉시키면 특유의 달콤함이 더욱 강해지는 것 같다. 부드러움은 적지만, 그만큼 특유의 강렬함이 있다. 술을 머금었을 때의 존재감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저 들이키는 술이 아닌, 맛을 볼 수 있는 술의 느낌을 정말 잘 만족시키는 그런 술이다. 잘 우려낸 차와 같이 여러 뉘앙스도 느낄 수 있고, 잡스러운 맛 없이 깔끔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끝까지 유지해 준다

 

마지막으로 Finish (피니쉬, 잔향)도 즐겁다. 입 안에 살짝 단맛이 남지만 끈적거리지 않고, 다음 잔을 맞이할 수 있도록 입 안이 적당히 얼얼해 진다. 알콜 특유의 쓴 맛과 버번 특유의 알싸함이 잘 어울린다. 피니쉬가 진하거나 강렬하지는 않지만, 기분 좋은 버터맛과 단맛이 남고 입 안에 깔끔함이 잘 남는다.

 

메이커스 마크는 정말 훌륭한 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살짝 비싸긴 하지만, 사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싸게 구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마트에서 유통을 시작하면서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여전히 5~6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니 충분히 접근성이 높은 술이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정말 충분히 고급스러운 맛과 향기를 가지고 있고, 술에 대한 이해를 높여 가기 위한 어떤 기준 같은 것을 제시해 주는 그런 술이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입문용 술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단순히 입문용이라서 입문용이 아니라, 한 번 맛을 들이면 평생 찾게 되고, 또 이렇게 좋은 첫인상을 주기에 다른 버번, 아니 버번을 넘어서 위스키 자체를 좋아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술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술은 정말 귀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 이렇게 좋은 술을 오래도록 만드는 양조장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분명히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데, 그때까지 더욱 건강하고 여유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나도 정신 차리고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아침 햇살과 Maker's Mark의 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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