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주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탈레반을 피해 한국에 온 아프가니스탄 국적자들의 정착 지원 정책을 브리핑하는 자리에 나타난 강성국 법무부 차관에게 우산을 씌워 주겠다고 옆에서 5급 사무관이 '무릎을 꿇고', 무려 '10분'간 불편하게 우산을 받쳐준 것이다.
아니 뭐 브리핑 하느라 옆에서 우산을 씌워주는 건 있을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하급자의 얼굴이 나올까봐, 그리고 감히 옆에 서 있을 수 없어서 저렇게 무릎까지 꿇어가며 비오는데 옷도 버리고 10분동안 아스팔트에 무릎을 대고 있는 육체적 고통을 감내 해야 했다는 건 상식을 초월하는 일이다.
하지만 강성국 차관은 아~~~~무런 이상함을 못느끼는 표정이다.
나중에 내놓은 사과문에서도 결코 본인은 뭐가 잘못되었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내가 시킨건 아니지만, 뭐 왜 비판을 받는 지는 대충 '이해는 되니' 미안하다고는 하겠다는 싸이코패스적 사과문... 정말 놀랍다.
이게 목포고, 고려대를 졸업해서 사시를 패스한 후, 계속 판사를 한 사람의 상식인가?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 뿐이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1/08/27/AAKSVV6JJRA7FAI5JYUEIIA7KQ/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피해 한국으로 온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치는 것 같다.
"너희들 아프간 사람이 찾아온 이 곳은, 당신들을 동등한 인간으로 결단코 봐 주지 않는 무시무시한 권위주의 유교 탈레반이 지배한다."
법무부차관의 저 바보같은 표정을 보라.
바로 옆에서 한 젊은 엘리트가 고생을 하는데, "아이고, 괜찮습니다. 이러지 마세요" 한 마디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법무부 차관 자격이 있는가? 리더로서의 자격은 당연히 없고, 이런 수준의 사람이 사회 지배층이라는 것이 개탄스럽다.
멍청한 조선시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다.
법무부차관 자신은 '엄청 똑똑하고 위대한 사람, 출세한 법조인이자 엘리트'이지만,
옆에서 우산 씌워주는 병신은 새파란 젊은 놈에 별 가치 없는 놈,
진천에 도착한 아프간 사람들은 거지 무슬림들이고 자기와는 인연이 없는 지저분한 새끼들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저기 서서 권위주의의 화신임을 뽐내는 저 법무부차관 본인 스스로도 사실 대한민국이 아직 세계적 후진국이었던 1960년대에 출생하여 공부만 해서 여기까지 올라온 자에 불과하다.
즉, 오늘 한국에 도착한 아프간 사람과 본질적으로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1960년대 대한민국이나 2010년대 아프간이나 수준이 뭐가 그렇게 다를까? 그리고 여기 온 아프간 사람들도 나름 엘리트라던데, 법무부 차관은 아프간에서 태어났으면 이슬람 근본주의에 빠져 탈레반이나 지지하며 탈레반 판사나 했을 것 같은데 뭐가 그리 잘나서 이런 일을 자행하고도 부끄러움이 없을까?
옆에서 우산 받치고 무릎꿇고 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살아야만 했을까? 왜 그런 마음이 들어야만 했을까? 왜 법무부차관은 한없이 높고 위대한 '나으리'여야 하는가? 왜? 2021년 대한민국에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유교탈레반이 지배하는 국가다.
놀랍다. 놀라워.
동학운동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 묘한 '나만 옳은' 우덜식 정의.
부디 이번 사건이 조금이라도 우리 사회를 좋게 만드는데 나름의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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