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가 10년만에 쓴 신작 '공정하다는 착각'이 오래 머무르고 있는 것을 보고 영문판을 한 번 읽어 봤다.
개인적으로는 샌델 교수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역시 이런 책은 영어로 읽을 수 있으면 영어로 읽는게 최고라는 생각을 했다.
일단 내용, 논리의 전개, 어휘, 문장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정석적이고 깔끔하다. 과연 하버드 교수의 솜씨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에 영어 원서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이나, 중학생을 위한 영어원서로 책 한권을 소개했다.
2021/01/14 - [수렵채집일기/영어원서추천] - 중학생 영어 원서 추천: Flowers for Algernon
이 The Tyranny of Merit는 고급 영어에 관심이 있거나, 아니면 중고등학생 학습자중 상위권에 있는 학생은 한 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먼저,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학벌, 직장, 능력, 신체적 매력 등으로 남들보다 우월한 지위에 서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가에 대한 질문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소위 능력과 실력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비교하여 훨씬 부유하고 많은 힘을 갖는 것이 과연 타당하느냐 라는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언뜻 당연해 보이는데, 마이클 샌델 교수는 더 깊은 측면을 생각해 보도록 유도한다.
이 경쟁에서 이긴 쪽은 그렇다 치더라도 진 쪽은? 이들은 스스로 못난 존재, 가난해야 하는 존재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거 아닌가? 즉, 패자에게 넘 가혹하다.
패자에게 가혹하기 때문에, 이 체제는 필연적으로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도덕의 존재마저 부정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무조건 이겨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승/패가 갈린 이후의 격차가 과연 정당한가? 그 격차가 지나치게 큰 것은 아닌가?
지난 40여년간은 능력에 따라 지위를 얻고, 능력이 좋은 사람이 당연히 더 많이 가지는 것을 긍정해 왔다. 그러나 점점 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패배자는 지독한 열패감에 시달리고, 분노와 모욕감을 쌓아오게 된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당신들이 패배한 건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사회 분위기는 절망감마저 가져 온다. 그 결과 이들의 열등감을 해소 해 줄 것처럼 꼬드기는 독재자, 파퓰리스트에게 힘이 실리고, 사회가 점차 발전보다는 파괴와 혼돈을 불러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샌델 교수는 지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불평등화를 해소할 방법으로 교육이 제안되었지만, 사실 이 교육이야말로, 능력 차별에 의한 불평등을 가속화 시키는 기관으로 기능해 온 점을 비판한다. 사실상 부와 가정환경, 경험등을 통해 지적 능력은 물론 시험 성적까지 더 좋게 만들 수 있는데, 과연 교육이 제대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런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를 어떻게 영어로 품위있게 풀어내는가,
때로는 좀 어거지성의 공평주의 타령일 수도 있는 주제를 어떻게 설득력있게 타인의 연구 결과나 실제 사례를 이용해서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게 하는가,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점을 배워 보는 것도 매우 좋은 것 같다. 논술이나 토론에 큰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영어 실력은 당연히 쌓을 수 있다. 간결하고 정연한 문체, 적확한 어휘의 사용... 글만 따지면 정말 모범적이다.
자, 이제 실천하자.
영어 책을 읽을 사람은 아래 링크로 가서 당장 한 권 사기 바란다.
총 227쪽이니까, 하루에 10쪽 정도 읽으면 한달 안되서 읽을 수 있다.
한글판을 먼저 읽고 싶은 사람이나, 같이 참조하고 싶은 사람은 아래 링크를 활용하기 바란다.
한 권 한 권, 좋은 책을 읽어서 영어 정복을 꼭 달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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