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멋진 예술가들이 있었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그러나 독창적이고 분명한 매력을 가진 예술가들이, 이 땅에 태어났다.
어제는 리트비아에서 김기덕 감독이 별세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나는 그를 잘 모르지만,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마광수 교수가 떠올랐다.
www.chosun.com/politics/diplomacy-defense/2020/12/11/WIR7G2RFS5BNFHCXM6V32RITVM/
[단독] 김기덕 감독, 라트비아서 오늘 새벽 코로나 사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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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교수는 모든게 너무 엄숙하고 가식에 쩌든 한국 문단에,
홀로 야한 것과 가식에 도전하는 솔직한 글을 써낸 문학가다.
한국에서는 솔직하고 대담하면 욕을 한다. 하지만 결국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재평가된다.
뭐 한국 뿐만이 아니라 포용적이지 않은 사회에서는 늘 그런 것이고, 그래서 선각자들은 괴로운 것이겠지만..
오늘은 마광수 교수의 명시 하나를 공유한다.
<나도 못생겼지만>
못생긴 여자가 여권(女權)운동하는 것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그 여자가 남자에 대해 적개심을 표시할 땐
더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못생긴 남자가 윤리-도덕을 부르짖으며
퇴폐문화 척결운동 하는 것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그 남자가 성(性) 자체에 대해 적개심을 표시할 땐
더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못생긴 여자들과 못생긴 남자들을 한데 모아
자기네들끼리 남녀평등하고 도덕 재무장하고
고상한 정신적 사랑만 하고 퇴폐문화 없애고
야한 여자-야한 남자에 대해 실컷 성토하게 하면
그것 참 가관일 거야
그것 참 재미있을 거야
그것 참 슬픈 풍경일 거야
이런 멋진 시를 높은 사회적 지위 (연대 국문학과 교수)를 가진 사람이 발표할 수 있었다는 것은,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도 파격적이다.
아직 이 유교 탈레반 국가인 조선왕조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대한민국은 유교적 가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수렵채집일기를 열심히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스스로도 유교 물을 빼기 위해서, 그리고 유교 물을 빼도 (아니, 오히려 빼야) 더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말이다.
마광수 교수님은 2017년 9월에 돌아가셨다. 이제는 더이상 만나볼 수 없다.
우울증으로 자살하신걸로 알고 있는데, 한 번 이라도 메일이라도 드리고 찾아가 만남을 요청해 볼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몇명 관심 가는 작가, 교수, 예술가가 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만나 보고, 만남을 요청해 봐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마광수 교수님은 2017년 1월, 자신의 시 세계를 총결산한 시선집 '마광수 시선'을 내셨다.
위와 같은 솔직함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한국 예술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블로그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꼭 사서 한 번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링크도 달아 두겠다.
마광수 시선:솔깃하고 솔직한 아찔하고 짜릿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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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다.
예술은 길다.
사람은 죽어도, 진정한 예술을 했다면 그 컨텐츠는 길이길이 남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예술에 돈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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