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술은 그 자체로 즐겨도 좋지만 좋은 음식과 함께 마시면 훨씬 즐겁다.
용산에 있는 서낭당은 그런 의미에서 전통주를 즐기기 매우 좋은 장소가 아닌가 싶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데, 생각보다 음식과 분위기가 너무나 훌륭하다. 정말 한 번은 꼭 데이트 목적으로 가도 좋을 곳이라고 생각한다.
양조학당 뜰을 만든 '한국양조연구소'는 홈페이지도 매우 충실하다.
그러나 이런 감성적인 설명 보다는, 우리술에 관해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써 오고 있는 조선일보 박순욱 기자님이 쓴 '한국양조연구소'와 그 소장님이신 '이희 소장님'에 관한 기사가 큰 도움이 된다.
https://economy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2/21/2022022100006.html
'양조학당 뜰'은 전통적인 용호주 제조 방식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기술로 재해석된 술이다. 이 탁주는 화학 첨가물 없이 멥쌀, 찹쌀, 쑥, 솔잎 등 자연재료로 빚어져,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보여준다. 특히, 한정된 수량으로 매달 500병만 생산되며 각 병마다 고유의 일련번호가 부여되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해 준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 이번에 내가 마신 것은 306번으로 넘버링 되어 있는 것이었다.
먼저 맛이다. 양조학당 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강한 과일 맛이다. 메론과 참외를 씹는 듯한 생동감 있는 과일의 풍미가 혀를 감싸며, 은은한 단맛이 있지만 산미가 주를 이루어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쑥과 솔잎에서 나오는 쌉쌀한 맛이 뒷맛에 남아, 단순히 달콤한 술이 아닌 다양한 맛의 층을 경험할 수 있다. 산미가 강한 탓에 단맛이 거의 없으며, 드라이한 느낌이 강하게 남는다. 한 잔을 마셨을 때 달콤함과 쌉쌀함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여운이 길게 남아 식전주로도 적합하다.
술의 향기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처음 잔을 들면 솔잎과 쑥의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깊고 구수한 누룩 향이 숨어 있다. 일반적인 막걸리와 꽤 다른 향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바로 부재료의 힘이었다. 또한 술 자체가 자연재료를 사용해 발효시켜 만드므로 인위적인 화학 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술을 따를 때부터 맡아지는 솔잎과 쑥의 향이 독특하고 좀 더 한국적인 공간에 있는 느낌을 주며, 마시는 내내 상쾌하고 자연스러운 향기가 지속된다.이러한 특유의 향기 덕분에 양조학당 뜰은 술 자체만으로도 향긋한 경험을 제공한다.
양조학당 뜰은 다른 막걸리와는 달리 매우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질감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탁주에서는 종종 느껴지는 텁텁함이 전혀 없고, 목넘김이 매우 매끄럽다. 술의 질감이 가벼우면서도 부드럽게 혀를 감싸며, 마실 때 부담 없이 넘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 그 강한 도수감을 느끼기 어렵고, 술 자체의 부드러움이 전체적인 음용감을 한층 고급스럽게 만든다.
이 술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미세한 탄산감이다. 일반적인 프리미엄 막걸리와 살짝 결을 달리해서 양조학당 뜰은 탄산감이 살짝 느껴지는 것이 특징인데 이 탄산은 거칠지 않고 매우 섬세한데, 작은 탄산 입자들이 입안을 상쾌하게 자극한다. 이 미세한 탄산은 술의 전반적인 부드러움과 잘 어우러져 마실 때 산뜻한 느낌을 준다. 강하지 않은 탄산감이 오히려 이 술의 고급스러움을 더하며, 도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상쾌하고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이러한 특징들 덕분에 '양조학당 뜰'은 전통주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탁주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맛의 조화, 향긋한 솔잎과 쑥의 향기,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섬세한 탄산감이 어우러져 한 병을 마시고 나면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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