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국순당(043650) - 지금이 살 때

국순당은 이래 저래 관심이 가는 주식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주 기업이 K-FOOD 열풍에도 불구하고, 막걸리라고 하는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성장을 하지 못하고 수년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딱 보면, 전형적인 승계 실패다.

1981년생 대표이사 배상민씨는 미국의 Ohio State Univ (오하이오 주립대)를 나오고 Kellogg에서 MBA를 한 3세 경영인인데, 바로 이 자가 제대로 사업에 대한 이해도 없이 쓸데없이 스마트 팜이니 벤처 투자니 하면서 회사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피봇시키지도, 이렇다할 성과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순당은 그 결과 시총 천억원도 하지 않는 회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국순당 (043650) 차트 3년 만에 거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제대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회사라면, 바로 이런 회사야 말로 사모펀드에 매각되어야 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회삿돈으로 자기가 무슨 VC라도 된 듯 엉뚱한 짓을 일삼는 경영진을 일소하고, 국내의 명망있는 소규모 양조장들을 M&A해서 한국의 디아지오처럼 되어서 해외 수출에 열을 올려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순당에는 그런 희망이 없다. 특히 1981년생이라는 3대 경영자 대표이사의 나이를 볼 때 향후 30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간간히, 올해 몇 번 기회가 왔었던 것처럼 K-Food 열풍이나, 테크쪽 valuation이 좀 좋아져서 회사가 부양되었을 때, 한 7천원~8천원 가면 일단 매도하고 나오는 게 맞는 것이라고 본다.

2023.07.25 - [수렵채집일기/골드러시 - 금광] - 국순당의 살길: 일본수출

국순당의 살길: 일본수출

 

이 의견은 작년 국순당에 대한 글을 썼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솔직히 미국에서 그렇게 공부를 했으면, 그리고 MBA까지 나왔으면, 상장된 주식회사를 그렇게 마음대로 경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자기 돈이 아니라 회삿돈으로 그런 짓을 하는 것이 나로써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우리나라는 기업에 대한 이해가 이렇게 부족한지, 또 왜 회사를 키우지는 않고 엉뚱한 겉멋에 심취하는지 정말 알 수 없다.

 

차라리 이런 식이면 정말 사모펀드 하나가 공개 매수를 하던지 아니면 웃돈 주고 한 현재 시총의 1.5배를 줘서 이 회사를 산 후 정도경영을 하도록 하는 것이 답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이렇게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사모펀드가 있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매우 안타까운 기회 하나가 이렇게 사장되어 가는 것이 정말 아쉽다.

 

국순당은 일단 상장폐지를 통해 비공개화를 하고,  국내의 소규모 양조장 중 가능성 있는 곳을 M&A 하고, 체질 개선 후 수출에 올인하여 실적을 2~3배로 만든 후에 재상장 하여 exit하는 기회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곧 국순당이 매년 새해 첫쌀로 빚는 국순당 첫술이 나올 때이다 (보통 10월 정도 나오는 듯 하다). 트렌드도 전혀 맞추지 못하고 제대로 된 프리미엄 막걸리 하나 내놓지 못하는 국순당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 기업의 병든 지배구조와 기형적인 자본시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북한은 정말 남이 아니다. 세습에만 열을 올리고, 세습 왕자는 당연한 듯이 지 멋대로 회사를 운영한다. 이렇게 좋은 포텐셜을 가진 회사를 가지고 아무것도 못하는 경영진을 보고 있자면 어떤 면에서 체제와 정체성을 유지하는 북쪽의 정은이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뭐 정은이는 딴 짓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겠지만...

 

우선 조금 더 지켜 보기로 한다.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전통주에 진심인 인재들을 확보하고, 소규모 M&A와 (전통주 관련을 의미한다. 본인 취향에 따른 벤처기업 투자 말고), 수출 실적 향상에 온 힘을 기울이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그럴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기에, 우선 지금 좀 더 물을 타 놨다가, 7~8천원 되는 순간 50~100% 먹고 나오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출처: 국순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