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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편백숲산소막걸리 (6.5%, 전남 장성군, 청산녹수)

by FarEastReader 2024.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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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의 한 전통주점에서 만나서 마셔보게 되었다. 이 곳은 라인업도 훌륭하고 분위기도 좋았으나, 요리는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전남 장성군에 있는 청산녹수에서 나온 술은 이전에도 몇 번 마셔 보았다. 마실 때마다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정성들여 술을 빚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남도 지역의 술은 서울에 잘 유통되지 않기에, 눈에 띄면 꼭 한 번 마셔 보는 편이다.

2023.11.0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사미인주 (8%, 전남 장성군, 청산녹수)

2022.08.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이박사 신동막걸리 원주 12% (청산녹수)

 

이 술은 어떤 의미에서 매우 정석적인 술이라고 하겠다. 

아래 라벨의 맛 설명에서 보듯이 살짝 농도가 있어 바디감이 있는 막걸리인데, 물론 도수가 6.5%인만큼 진득한 전내기의 느낌은 아니더라도, 확실히 곡주의 무게가 느껴지고, 확실히 물을 마구잡이로 타기 보다는 기준을 가지고 맛에 신경 쓰면서 술을 만드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가, 쌀의 고소함, 그리고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단맛이 잘 살아 있으며, 한편으로는 탄산감도 적절히 섞여 들어서 매우 맛있고 서민적이지만,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는 균형을 완성시킨 술이라고 생각한다.

 

과실향이 두드러지거나 하지는 않지만, 고소하고 달콤한 가성비 막걸리 중에서는 드물게 고급스러움을 유지한 맛이다. 깔끔한 뒷맛이 편백숲 산소막걸리라고 하는 이름과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라벨에 붙어 있는 맛 설명. 나는 이런 것이 있는게 좋다.


향 측면에서는 고소하고 달큰한 막걸리 향이 단순하고 소박하게 피어오른다. 누룩취는 거의 없고 이름처럼 향도 깔끔한 편이다. 

향이 깔끔해서 라벨을 다시 살펴 보니, 정제수, 멥쌀, 찹쌀, 누룩, 유산균, 종국 뿐이다. 아스파탐이 없는 진짜 무첨가 막걸리였다는 것을 알고 새삼 다시 놀란다. 맛과 향이 깔끔한 것은 역시 인공 감미료 첨가 없이 곱게 원주를 잘 만들었기 때문이리라. 이 술은 정말 이런 면에서도 정석적이고 모범적인 가성비 막걸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질감은 중간 정도의 바디감이고 탄산이 조금 있는 편이다. 그래서 아주 상쾌한 느낌이 든다. 안주와 함께 곁들이니 정말 훨씬 마시기 좋았다. 다음 일정도 있고, 최근에 술을 좀 줄여 마시는 편이어서 절제하려고 했으나, 나도 모르게 금방 한 병을 식사 하면서 비워버렸다.

 

간만에 아주 깔끔하게 즐긴 막걸리였다. 너무 멋을 부리지 않고도 이렇게 만족스러운 한 잔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면서, 스스로의 인생도 과연 기본에 충실하고 있는지 다시 되돌아 보게 되었다. 너무 기교에 치우치거나 겉멋을 부리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편백숲산소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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