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제5원소 (7%, 서울시 영등포구, 어릿광대양조장)

막걸리계의 평양냉명이라는 묘사에 이끌려 라빈리커스토어에서 구매했다. 워낙 재미있는 평가였기 때문이다.

어릿광대 양조장은 워낙 날씨양조의 계절 막걸리 시리즈로 유명하고, 나는 이들이 운영하는 양조장도 다녀왔기 때문에 큰 기대를 가지고 마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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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듯이 이 어릿광대 양조장은 상당히 실험적인 술을 많이 만드는데, 이번에 마신 제5원소도 상당히 실험적인 술이었다.  자칭 평양냉면 같은 술이라는 평가를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데, 실제 그 말처럼 정말 드라이하고, 거의 단맛이나 산미도 느끼기 어려운 밍밍한 맛의 술이었다. 이런 충격적인 맛은 거의 송명섭 막걸리를 마셨을 때 이후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 제5원소가 좀 더 날것의 맛이 나고 갓 뽑은 술의 느낌이 난다. 확실히 이 어릿광대 양조장의 술은 젊고 거칠다. 미숙하고 어린 느낌도 든다. 개인적으로는 미완성의 술이라는 느낌이 크지만, 이런 술을 또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향 또한 약하고 여리여리하다. 도대체 이런 밍밍한 술을 왜 마실까 하면서 향을 맡으면서도 의구심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마케팅에 또 속은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렇게 철저히 무미(無味)하고 퉁명스러운 술도 나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 보기로 했다.

 

질감은 상당히 라이트하고 가볍다. 확실히 뭔가 재료가 충분히 들어가 있다기 보다는 약간 pop적인 느낌으로 양조가 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여러 모로 독특하긴 한데 가볍고 뭔가 다가가기는 좀 어려운 느낌이긴 했다.

 

조금 더 여러 번 만나 봐야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다양하고 특이한 술이어서 인상 깊었고, 나름 기억에 남는 술이었기에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제5원소 (7%, 서울시 영등포구, 어릿광대양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