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막걸리다. 구운 두부와 떡만두국이 아주 맛있는 집이었다. 이 곳에서 '단청'이라고 하는 경기도 포천시의 막걸리를 팔길래 반갑고 신기한 마음에 하나 마셔 보았다. 아래 인사동 느티나무라고 하는 곳이다.
이 단청은 이번에 마신 파란색 라벨의 '단청'과, 초록색 라벨의 '단청 진'이 있다고 한다. 파란색 라벨 술은 국산 쌀과 외국산 팽화미를 사용해서 만들었고, 초록색 라벨은 100% 국산 술로 만든 차이점이 있다.
먼저 맛이다. 이 술은 상당히 깔끔한 맛을 지녔다. 투박하지 않고 부드럽다. 단맛도 있고, 약한 산미도 있지만 모두 달라 붙거나 무겁지 않고 산뜻하게 피어난다. 쌀의 단맛과 고소함이 이렇게 산뜻하고 경쾌하게 느껴지는 것도 꽤 오랜만인 것 같다.
이 '단청'을 만드는 담술 양조장에 대해 좀 기사를 찾아보니, 아닌게 아니라 대표가 여성분이었다. 술에서 이렇게 술을 만드는 사람의 개성이 드러난다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 확실히 이 술은 여성적인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술이다.
https://www.pcnt.kr/sub_read.html?uid=35685§ion=sc9§ion2=%B1%E2%BE%F7
이 술은 향 또한 곱다. 역시 전반적으로 둥글고 예쁘게 만들어진 술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향 역시 강하지 않으나, 누룩취나 달큰함이 앞서기 보다는 고소하고 달콤한 술냄새가 곱고 낮게 퍼지는 느낌이었다.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분명이 힘이 있고 또 절제된 매력의 향이 퍽 마음에 들었다.
질감은 중간 정도의 탄산에, 중간 보다 살짝 아래 정도의 바디감을 갖추고 있었다. 라이트한 질감을 예상했던 나로써는 좀 의외였다. 일반적인 가성비 막걸리보다는 살짝 묵직한 편이었고, 탄산도 강하기는 해도 일반적인 가성비 막걸리보다는 살짝 약했다. 질감 역시 이런 절제된 특징이 느껴져서 맛, 향과 함께 부드럽게 조화되는 느낌이었다.
뜻밖의 곳에서 맛있는 음식과 술을 함께 하니 정말 만족스러웠다. 이름처럼 청량하고 은은한 느낌의 막걸리여서 정말 인상이 깊게 남았다. 권할 만한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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