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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꿈의대화 (10%, 광주광역시, 꿈브루어리)

by FarEastReader 202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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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맛있는 술을 만났다. 진하고 녹진한 느낌의 막걸리는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기는 하지만, 정말 간만에 이런 진한 술을 즐겨 본 것 같아 좋았다.

 

처음엔 병이 예뻐서 이 술을 선택했지만, 라벨을 찬찬히 읽어 보면서 이 술이 광주에서 만들어진 술이라는 걸 알고 기대가 커졌다. 전남 술들이 맛있다는 것은 이제 내 안에서는 어느 정도 경험상 굳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라벨에 보니 '박록담流 전통주'라는 표기가 있었는데 이 뜻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는 2000년 3월에 문을 연 전통주연구소의 박록담 소장의 양조 철학을 계승한 뜻이라고 한다. 박록담 소장이란 분은 전통주 연구소에서 지금까지 키워낸 직계 제자만 15,000 명이 넘고, 그들이 현재 우리술품평회를 비롯한 각종 전통주 경연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있어 이렇게 '박록담류'라는 표현이 전통주 업계에 널리 통용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생각해 보니 이전에 '두두물물'을 마셨을 때에도 이 박록담 소장이라는 분의 이름을 들어 본 것 같았다.

https://thesool.com/front/publication/M000000068/view.do?publicationId=C000002245&bbsId=A000000045

 

우리술 칼럼 - 더술닷컴

 

thesool.com

 

전반적으로 쌀 고유의 고급스러운 단맛이 강하고, 크리미하지만 한편으로 과실향이 도드러지는 술이 박록담류 술의 특징일까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이 꿈의대화 역시 고급스럽고 고소한 단맛이 깊게 깔리면서 그 위에 정말 신기하게도 포도 맛이나 자두의 상큼한 새콤달콤함이 펼쳐진다. 

 

이 맛은 향과 어우러져 훨씬 복잡한 뉘앙스를 전달해 준다. 향이 정말 재미있는데, 살짝 누룩의 향이 나면서 이 향이 조금씩 풀어지듯이 막걸리 본연의 달콤하고 달큰한 향으로 변한다. 그러면서 다시 청포도의 향이 피어나면서 그 끝은 고소한 쌀의 향기로 마무리가 된다.

 

막걸리의 향을 쓰면서 이렇게 다양한 향을 느껴 본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다. 꿈의대화라는 이 술의 이름은 이렇게 복잡하고 고급스러운 향과,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의 조화를 잘 나타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감은 묵직한 풀바디에 녹진하고 진득한 느낌이었다. 탄산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사실상 거의 전내기 급에 가깝지만 이 술을 전내기로 보기에는 알콜 도수가 좀 낮고 (10도), 또 걸쭉함은 살짝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 술 자체를 즐기는 측면으로 돌아가 보자면, 부담스럽지 않고 정말 풍족하게 마실 수 있는 충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뽀얗고 묵직한, 하지만 달콤하고 맛있는 술을 찾는다면 이 꿈의대화를 한 번 경험해 보길 권한다. 단맛이 매우 강하지는 않아도 확실한 존재감이 있고, 누룩의 고소함과 발효된 맛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향이 이 맛을 한층 여러 겹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는 훌륭한 술이다.

 

정말 놀라운 속도로 훌륭한 술들이 나오고, 또 그 지평이 계속 넓어지는 것 같다. 나 역시 더 열심히 살면서 계속 탐구해 나가보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또 다짐해 본다.

박록담류 전통주 광주 꿈의대화 by 꿈브루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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