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납작복숭아 - 미식가 막걸리 #2 (9%, 서울시 서대문구, 같이양조장)

by FarEastReader 2024. 3. 17.
728x90
반응형

종종 들리는 한국술보틀숍에서 만난 막걸리다. 딱 봐도 상당히 힙함이 느껴지는 외관과 이름을 가졌다. 납작복숭아라는 재료부터가 유럽에서 수입된 품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낯선 재료인데, 이 같이 양조장에서 나온 납작복숭아 미식가 막걸리 #2는 충북 괴산에서 나온 납작복숭아를 쓰고 있다고 한다. 납작복숭아는 원래부터 당도가 높은 편이라고 하는데, 실제 달고 맛있는 막걸리에 이 납작 복숭아를 첨가한 술을 마셔 보니, 확실히 맛이 매우 좋았다.

 

이 술에는 '어른들의 쿨피스'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고 한다. 미식가의 막걸리라는 부제 답게, 맛과 향에 상당히 신경을 쓴 막걸리라는 것을 첫잔부터 알 수 있었다. 이 술을 만든 같이양조장은 막걸리에 잘 어울리는 부재료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이해와 함께, 나름대로 여러 통찰과 실험을 해 보는 양조장으로 알려져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라빈리커스토어에서도 이 양조장에서 나온 '연희 씨리즈'가 잘 구비되어 있어서 꽤 신경이 많이 쓰였었다. 다만 나는 아무래도 부재료가 들어간 막걸리보다는 순수한 막걸리를 선호하기에 아무래도 구매 순위는 뒤로 밀려 있어서 진작 접해 보지 못했었다.

 

먼저 맛이다. 정말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났다. 과즙이 많은 물렁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물었을때 기분좋게 터져나오는 그 향긋한 과즙을 이 술에서도 느낄 수 있다.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좋은 과일을 잘 선택했다는 느낌이 든다. 잘 빚은 쌀 막걸리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과실향 - 멜론이나 청포도 계열 -과 이 납작 복숭아의 복숭아 풍미가 매우 잘 어우러진다. 그래서 정말 달콤하고 시원한 맛을 만들어낸다. 도수가 9도로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술이 쉽게 넘어간다. 이 상큼한 과즙이 지나고 나면 끝에 쌀의 고소함이 맛을 정리해 주는데 이 구조 또한 매우 매력적이다. 

 

향 역시 매우 직관적이다. 달콤한 납작 복숭아 향이 강하게 퍼진 후, 이것을 감싸듯이 쌀의 고소한 향이 올라와준다. 잘 발효된 누룩의 기분좋게 쿰쿰한 향 또한 매력적인 트위트스틀 불어 넣어 준다. 지금까지 부재료를 넣은 여러 막걸리를 마셔 봤지만, 복숭아처럼 과실향이 튀지 않고 녹아 드는 것도 매우 드물다고 생각했다.

 

질감은 라이트한 편이다. '어른들의 쿨피스' 딱 그런 별명이 잘 어울리는 라이트하고 경쾌한 질감이다. 알콜 킥도 거의 느낄 수 없으며, 그래서인지 술이 더욱 술술 넘어간다. 물의 느낌이 상당히 매끄럽고 좋은 것 또한 장점이다. 맛, 향, 질감이 모두 캐주얼하고 적절하게 힘이 빠져 있어 매우 자연스러운 인상을 준다.

 

간만에 즐겁게 마실 수 있었던 좋은 막걸리였다. '같이 양조장'처럼 지속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연구하고 업데이트 해 나가느 양조장은 매우 드문데, 이런 훌륭한 곳을 알게 될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서울에 위치한 양조장이니 한 번 찾아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납작복숭아 - 미식가 막걸리 #2, 같이양조장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