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에는 두 종류가 있다. 정규분포를 상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겠지만, 좋은 특별함과 나쁜 특별함이 있다.
예를들어 아름다운 외모, 풍족한 돈, 뛰어난 두뇌는 좋은 쪽의 특별함일 것이다.
반대로 추한 외모, 가난과 빚, 낮은 지능은 반대로 나쁜 쪽의 특별함이다.
우리는 항상 좋은 쪽의 특별함만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양극단'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우리는 자꾸 좋은 쪽의 특별함만을 보이려고 한다. 이건 본능같은 거라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자신에게 있어 불리한 것을 정확히 전달 할 줄 아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연애를 뛰어 넘어서 자기 자신이 누군가, 어떤 사람인가에 관련하는 아주 본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소설작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중 '한 남자'라는 것이 있다. 이미 영화화도 되었으니 영화를 보아도 좋을 것이다.
아래 소설에 관한 소개글 링크를 첨부한다.
https://onlight.tistory.com/19
이 소설에 보면 아주 황당한 사람 둘이 나온다. 하나는 아예 다른 사람의 신분을 사서 완벽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한 남자고, 다른 하나는, 일본사회에서 살아가는 재일교포 변호사다. 이 재일교포는 일도 잘 하고, 돈도 꽤 있고 좋은 집안의 일본인 와이프와 결혼해서 아들도 두었지만, 계속 재일교포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 하고, 이를 끊임없이 의식한다. 두 명 모두 이 소설의 주인공 급의 인물인데, 하나는 다른 사람으로 아예 살아 버리고 (대신 그 삶은 아주 아름답고 소박하다), 한 명은 진정한 자신에 대해서는 숨긴 채 계속 타인이 되고 싶어 한다 (여기서 말하는 '되고 싶어 하는 타인'이란 나쁜 쪽으로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자기자신이라고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이 결국, 어떤 의미에서는 사랑 받기 위해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연기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보통 이런 새끼들은 개 사기꾼인 경우가 많지만... 문제 의식을 던지기 위해 두 사람 모두 아주 모범적인 인물로 그려졌다. 그러나 다시 깊이 생각해 보면, 사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꽤 많은 사람들은 정말 사랑 받기 위해, 받아들여지기 위해 다른 사람을 연기하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든다. 나쁜 건 숨기고, 좋은 건 과장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결국 행복한 연애,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끄러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당신이 엄청난 매력을 가진 사람이 아닌 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걸 하겠다고 자기 자신을 속여버리면,
1) 지속 가능성이 없고, 2) 본인도 계속 불행하다는 점에서 이건 피해야 하는 것이다.
돈이 없는데 돈이 있는 척을 하거나,
기혼 (또는 연인이 있는데)이 미혼(싱글)인 척을 하거나,
고향을 속이거나,
국적을 속이거나,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는데 그렇지 않은 척 하거나,
아픈걸 숨기거나,
직업을 속이거나,
학벌을 속이거나,
집안 사정을 제대로 말하지 않거나 하는 것 등등....
아마 살다 보면 자신의 이야기거나 친구/아는 사람의 이야기거나 하는 식으로 많이들 겪어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건 본인 인생에 불행의 씨앗을 심는거다. 사람은 결국 이런 것 포함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그대로 감사하고 받아 들일 줄 알아야 하고, 로맨틱한 관계에 있어서도 결국 솔직히 드러내야 한다.
물론, 남자의 경우 이런 전략도 성립한다.
"야, 너 바보냐? 어차피 제일 중요한 건 한 번 자는 거지. 그렇게 하고 나면 어차피 여자는 남자한테 매달리게 되어 있어. 일단 목적 달성하는게 중요하지."
이 또한 남녀관계에 있어 불편한 진실인데, 많은 경우 여자는 남자를 사랑해서 잔다기 보다, 남자와 자버려서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꽤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과연 그게 진짜 행복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치면 사람들 이끌 때 욕하고 정신적으로 타격을 주고, 뚜드려 패는 것이 말 잘듣고 일 잘하게 하는 빠른 길이라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군대 같은 데서 내려오는 말들 -
"착하게 대하면 기어오른다."
"나쁘게 대해주다가 한 번 잘해주면 '인간적인 면모도 있는 선임' 이지만, 잘 대해주다가 한 번 화내면 '또라이 새끼'가 된다"
이런 말들이 유효한 것처럼, 사실 효과적이기는 하나, 왠지 슬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연애에 있어서 중요한 건 사실 단기적인 관계 달성이 아니라고 본다. 결국엔 장기적인 관계의 구축이 그 뒤에 있는 진짜 목적이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 장기적 관계가 연애의 진짜 꽃이다. 이 블로그와 같이 저출산문제 해결을 목표로 주인장이 손해 (라기보다는 경쟁자 폭증)를 감수하며 꿀팁을 방출하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가볍게 많이 만나는 것도 좋다. 그리고 막말로 그렇게 해야 한다. 안그러면 또 경험 부족으로 중요한 때 실수하는 찐따가 되어 버리고, 잘 알다시피 세상은 잔혹해서 찐따에게는 졸라게 가혹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만약 당신이 진짜 조금씩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갖춰 가고, 또 더 좋은 수준의 관계를 목표로 한다면, 잡기술을 버리고 애초에 스스로를 잘, 정확히 드러내는 전략을 취하는 게 좋다.
부끄러운 자기 자신을 드러낼 줄 알고, 거기에 익숙해 져야 한다. 그래야 인생도 행복하고 관계도 행복하다.
사실 상대방을 이용하거나, 과도하게 기댈 생각이 없다면, 그렇게 한다고 해서 나빠질 것도 없지 않은가?
연애와 로맨틱한 관계를 자꾸만 너무 뭔가 다른 것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이것도 똑같은 인간관계고, 결국 인간관계의 기본 중의 기본은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더 좋은 걸 위해 자꾸 자기를 위장하거나 바꾸려고 하지 말라.
있는 그대로를 드러낼 줄 알아야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자꾸 다른 사람이 되려 하면 당신은 정말 자기 자신을 잃거나, 미치거나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라.
더 적나라하게 쓰자면, 주변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더욱 생생하게 쓸 수도 있겠지만, 이쯤만 써도 알아들을 사람은 알아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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