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렵채집일기/정치와 사회

대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좋은 기사 소개

by FarEastReader 2023. 10. 30.
728x90
반응형

신동아 2023년 11월호에 매우 좋은 기사가 하나 실려서 공유한다.

다소 오래된 관점일 수 있지만, 깊은 통찰과 이해를 담은 솔직한 글이다.

구학서 前 신세계 회장이 본 일본과 일본인

https://shindonga.donga.com/economy/3/03/13/4503748/1

 

구학서 前 신세계 회장이 본 일본과 일본인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중요한 전기가 되는 경험을 하는 시기가 있다. 나에게는 1980년대 중반 4년간 일본 도쿄에서 상사의 주재원으로 지낸 것이 그러했다. 내 삶을 크게 나눈다면 …

shindonga.donga.com

기사의 일부를 인용해 본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눈치만 살피는 신세로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처지다. 중국 의존도가 낮은 일본은 미·중이 어떤 결정을 해도 상관없다는 태연한 입장이다. 마침 일본 경제가 30년 만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지수가 33년 만에 3만3000을 돌파했고, 무역수지도 호전되고 있으며 엔저로 외국인 투자도 몰리고 있다. 미·중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중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와중에도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건 일본이 중국에 의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반 엔저 호황 때는 1달러당 270엔을 넘기도 했으나, 1980년대 중반에는 엔고가 되면서 1달러당 90엔까지 엔화 가치가 높아진 적도 있다. ‘잃어버린 30년’의 배후에는 환율이라는 변수가 있다. 급격한 엔고에 가장 득을 본 나라는 한국이다. 그중에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일본 기업과 경쟁한 수출 기업들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 없이 매년 두 자릿수로 임금을 인상하고 성과급 잔치를 해도 엔화 가치 급등으로 일본이 수출경쟁력을 잃은 덕에 한국의 수출 기업이 호황을 누렸다. 지금은 1달러당 130~150엔 수준으로 엔화 가치가 하락한 정도지만, 일본은 1달러당 90엔대의 엔고에도 살아남는 경쟁력을 갖춘 나라다.

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가 일본에 진출했고, 삼성전자도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일본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미·중 반도체 전쟁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놀랍게도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일본에 공장을 짓는 이유가 된다는 점이다. 반면 롯데마트나 이마트는 중국에서 철수했다. 유통 기업은 철수하면 그만이다. 이와 달리 반도체 같은 장치산업은 쉽게 철수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도 없다. 그런 점에서 나 자신도 중국 투자에 좀 더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된다.

 

일본은 확실히 긴 시간 여러 위기를 넘기며 생존해 온 국가다. 그리고 전대미문의 소자고령화 및 인구감소, 나아가 장기 불황을 겪어 낸 나라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가 저금리 기조에서 돈을 막 쓸 수 있었을 때에는 일본만 병신되고 뒤쳐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과연 앞으로도 그러할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사례에서 다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2020년대 전체에 걸쳐 장기화될 미중패권전쟁에서 일본은 확실히 과거의 적 미국을 선택했다 (명심하라 불과 80년 전 미국과 일본은 전쟁중이었고, 미국은 일본에 핵폭탄을 2방이나 썼다). 이것은 우리에게 좋은 시사점을 준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와 함께, 지금 이 순간 자유 진영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주 확실한 답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더 이상 우리 나라를 침략하거나 압도할 수 있는 나라도 아니고, 위 구학서 전 회장님의 경험처럼 우리를 깔보기만 하는 나라도 아니다.

 

다시 위 기사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이제 당당한 나라 됐거늘…


귀국 후에도 여러 차례 일본을 드나들면서 그들의 인식이 조금씩 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과거에는 한국인에 대한 차별 정서를 노골적으로 나타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정서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유명 관광지에는 영어 다음으로 한국어 안내 표지가 가장 많다. 1980년대에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

일본 문화를 개방하면 국내에 왜색 문화가 판을 치게 된다며 반대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케이팝(K-Pop)을 비롯해 되레 우리 문화가 일본인들에게 깊숙이 파고들었다. 많은 젊은이는 한국 문화를 동경한다. NHK 뉴스에는 한국 소식이 거의 매일 등장하고 때로는 부러운 시선으로 보도한다. BTS의 멤버 진이 왜 군대에 가야 하는지에 관해 토론하기도 한다. 신오쿠보의 한국 음식점 거리에 가면 떡볶이, 치킨, 닭갈비 등 한국의 웬만한 먹자골목보다 더 다양한 한국 음식이 있다. 우리가 못살고 약할 때는 차별받았지만 잘살게 되니 그만큼 대접받는구나 싶기도 했다.

 

이제 진짜 다시 새롭게 시작할 때이다.

일본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 사회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노력할 때라고 본다.

 

@unsplash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