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역 근처에 새로 생긴 와인 바 및 다이닝 공간에서 오랜만에 친한 사람들과 와인을 마실 기회를 가졌다. 4명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4병을 마셨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와인 하나를 소개한다.
일 네로 디 카사노바라는 와인의 2018년 빈티지였다. 2023년이지만, 왠만한 곳에서는 이미 2010년대 빈티지도 만나기 어려워 진 듯 해서, 2010년대 빈티지가 보이면 우선적으로 골라 마셔보고 있다. 늘 마실 때마다 좋은 기억이 있었던 이탈리아 와인이기에 더욱 호감이 가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벌써 아래와 같이 4종류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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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31 - [Useful Things/술 추천] - Fontodi Chianti Classico 2018 (폰토디 끼안티 클라시코 2018)
2022.09.04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Castello di Monsanto 2018 Chianti Classico DOCG(카스텔로 디 몬산토 2018 끼안티 클라시코 DOCG)
이 중 아드 아스트라 2018 빈티지는 산지오베제가 50% 밖에 되지 않아 산지오베제 와인이라고 말하기는 좀 머쓱한 면도 있지만, 어쨌든 참 좋은 와인이었다.
이번에 마신 일 네로 디 카사노바도 역시 매우 과일향이 풍성하고 탄닌과 고급스러운 맛이 잘 어우러지며 균형을 이루는 훌륭한 와인이었다. 나는 때로 4-5만원 대 와인이라면 프랑스보다 이탈리아 쪽이 훌륭한 와인이 많지 않을까 가끔 생각하는데, 딱 이 산지오베제 품종 와인들이 그런 것 같다. 아직 견문이 넓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탈리아 와인 준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든 4-5만원대 살짝 가격이 좀 있는 와인을 마실 기회가 있다면 꼭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 또한 매우 좋았다. 부드러운 향이 독특했는데 블랙 베리류의 향과 포도 향이 상당히 포근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함께 풍기는 마른 가죽의 향, 후추향이 살짝 유럽을 느끼게 해 주었다. 한편으로 향의 끄트머리에서 민트향이 흐릿하게 나타나면서 이것이 다시 자두향으로 변하며 퍼지는데, 이 향 또한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질감은 다소 라이트한 편이었다. 바디감이 그리 강하지 않았고, 알콜도 자극적이지 않았다. 부드러웠던 향처럼 질감도 중간보다 살짝 라이트하고 매끄러워서 향과 참 잘 어울리는 질감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꼭 한 번 기쁜 마음으로 골라 마셔보고 싶은 그런 와인이었다. 인생은 도전과 상처로 가득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그리고 그 때마다 이렇게 와인 한 잔 곁들이며 축하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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