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쿰한 누룩향을 좋아하는 진짜 막걸리 매니아라면 이 한통술에서 나온 술들을 추천한다.
이전에도 구절초꽃술을 마시고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나름 여러 막걸리를 마셔본 나로서도 상당히 진한 누룩 맛에 매우 놀란 기억이 있다. 그리고 꽃잎을 부재료로 썼다는 것도 매우 재미있었다.
2023.07.23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구절초꽃술 11% (11도, 경기 동두천시, 한통술)
이번에 마신 연꽃담은술 8% 또한 구절초꽃술 11%과 궤를 같이하는 막걸리였다. 농밀하고, 진한 맛의 막걸리다. 먼저 치즈 같은 발효된 술맛이 첫 맛으로 다가온다. 보통 단맛이나 새콤달콤함이 도드라지는 다른 막걸리와 달리, 이 술은 독특한 누룩향을 담뿍 담은 치즈맛이 첫인상이다. 그 이후에 단맛과, 약간 미나리 같은 식물성의 향긋한 맛이 따라온다. 이래저래 쉽게 친해지기는 어려운 술이지만, 또 그런대로 중독적인 맛이라고 생각했다.
도수가 8도로 좀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마시기에 부담이 없다. 여러 재료가 섞인 맛이 상당히 독특한데, 아마 향이 강한 남도 음식 (삼합같은 거)과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은 맛이었다. 이 한통술의 술은 구절초꽃술 11%도 그랬지만 내가 엄청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이 술을 마시고 있자면, 좋은 한식짐에서 김치와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은 그런 스타일이다. 차갑게 해서 마셨을 때에는 누룩의 치즈맛과 뒷맛으로 느껴지는 단맛이 강했지만, 시간을 두고 약간 술이 미지근해지자 새콤한 산미가 피어났다. 확실히 잘 만든 술이라고 생각했다.
이 술을 제조하는 한통술은 홈페이지를 정말 잘 만들었다. 한 번 들어가서 어떤 철학으로 술을 만들고 있는지 한 번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살펴 보니 연꽃담은술과 구절초꽃술은 각각 8%, 11%자리 2종류가 있고, 나는 이 중에서 연꽃담은술의 8% 버전과, 구절초꽃술의 11%를 마셔 본 것이었다. 다른 걸로는 백구109라는 막걸리가 있는 것 같은데, 이것도 언젠가 시간이 나면 마셔보고 싶다.
향 또한 독특하고 강하다. 희양산 막걸리에서 느꼈던 그 치즈 같고 약간 쿰쿰한 누룩 향이 훅 퍼져 나온다. 막걸리의 달큰한 향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그리 강하지 않다. 이쁘고 사랑스러운 향은 아니다. 오히려 한식에서 풍기는 음식냄새 같은 그런 향이다. 식욕을 돋구고, 음식을 즐길때는 좋지만, 평소라면 향기롭다고 할 수만은 없는... 꽃잎이 들어갔지만 꽃향기는 강하지 않았고, 오히려 쌀의 고소함은 향으로도 감지할 수 있었다.
중간 이상의 묵직한 바디감이 있으며, 탄산은 거의 없었다. 생각보다 액체의 농도와 점도가 높게 느껴졌다. 이 연꽃담은술도 삼양주라고 하는데 확실히 더욱 부드럽고 전체적으로 깊은 맛과 향, 그리고 질감이 있다. 다가가긴 어려워도 음미하면 매우 좋은 그런 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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