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스톰탁주 인 밀양 (경남 밀양시, 밀양클래식술도가)

이마트에 갔더니 최근 독특한 마케팅으로 화제인 스톰탁주 시리즈가 패키지로 팔리고 있었기에 냉큼 집어왔다.

스타워즈의 병정인 스톰트루퍼 (StormTrooper)를 병의 모티브로 해서, 심지어 이 캐릭터에 대해 라이센스 계약까지 해서 제대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막걸리이다.

아래 부산일보 기사에서 잘 나온 것처럼, 이 스타워즈 스톰트루퍼 마케팅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상당히 키치하고 레트로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그 안에서 최대한 힙하게 감각을 살려 마케팅을 하고 있다.

<막걸리로 우주 정복? 스타워즈 캐릭터 무장한 '스톰탁주' [술도락 맛홀릭]>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3031413374292726 

막걸리로 우주 정복? 스타워즈 캐릭터 무장한 '스톰탁주' [술도락 맛홀릭] <6>

 

사실 나는 마케팅이 좀 과한 것 같아서 이 스톰탁주에 대해서는 약간 경원시 하고 있었다. 그러나이왕 이렇게 기회가 온 만큼, 한 번 마셔 보기로 결심했다.

 

포장이 참 거창했다. 심지어 뚜껑에 플라스틱으로 스톰트루퍼의 헤드 부분을 장착해 놓기도 했는데, 이런 부재료에까지 돈을 쓰는 것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아 둘 것도 아닌데...

스톰트루퍼 막걸리 패키지

 

뒷면에도 역시 아까 말한 것처럼 매우 힙한, 그러면서도 레트로 느낌을 살린 예쁜 그림이 들어가 있다.

패키지 박스 뒷면

먼저 맛이다. 아주 그럴듯한 마케팅을 때리고 있는 만큼, 왠만큼 잘 만든 맛이 아니면 솔직히 싫을 것 같았다. 첫 잔을 마셨을 때, 살짝 단 맛이 튀게 느껴지면서 끝 맛은 청포도의 맛이 새콤달콤함이 느껴지는 것에 약간 놀랐다. 술 자체에서 고급스로운 맛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개성있고 재미있는 맛이 느껴졌다.

혹시 무언가 첨가했는지 알아 보기 위해서 뒷면을 보니 밀양쌀 100%, 쌀입국, 누룩, 효모와 함께 '스테비올배당체'가 들어갔을 뿐이다. 스테비올배당체는 식물에서 추출된 일종의 천연감미료인데 다른 막걸리 (지평 일구이오)에도 가끔 쓰이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감미료로 분류하지만 EU에서는 식품 첨가를 원칙 금지하고 있는 그런 성분이므로 일단은 알고 마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테비올배당체에 대해서는 아래 지평 일구이오 막걸리의 리뷰 때 한 번 언급을 했었다.

2022.04.0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지평 일구이오

술 추천: 지평 일구이오

 

그래서인지 단 맛 자체가 좀 길게 남고 힘은 있었으나, 역시 약간 위화감이 있었고 잔당감도 좀 남는 편이었다. 그러나 일반적인 달라 붙는 잔당감이 아니라, 약간 달콤한 과일을 먹고 난 후의 잔당감이 더 가까웠다. 

 

향 또한 청포도 향이 매우 아름답게 풍기는 그런 술이었다. 향 자체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술 자체가 발효가 잘되어서 매우 향이 좋았다. 청포도 향이 지나고 나면 술 자체에서 느껴지는 누룩취와 발효향이 풍기는데 은근 중독성 있는 치즈향이었다. 그리고 고소한 쌀의 풍미도 느낄 수 있었는데, 사실 마케팅이 과장된 것을 제외하면 정말 괜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휼륭한 막걸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케팅이 과장되었다는 것은 당연히 이 스톰트루퍼에 대한 로열티나 포장값, 플라스틱 재료값등을 모두 포함하는 건데, 과연 이걸로 얼마나 먹힐지, 또 얼마나 '수출' 할 수 있을 지 나는 의문이다.

 

질감은 중간보다 살짝 라이트한 편이다. 어느 정도 무게감을 느끼며 입 안에서 액체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는 정도의 바디감은 갖추었다. 입 안을 쪼아드는 탄산감도 꽤 괜찮은 편이다. 좋은 물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특유의 매끄러움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좋은 술이고, 추천할 만한 술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 마케팅 방식은 좀 의문이다. 물론 나도 그 마케팅 덕에 이 제품을 인지하고 사게 된 것은 인정하지만...  어쩌면 내 생각이 지나치게 경직된 것일 수도 있겠다. 살면서 여러 생각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내가 잘 틀린다는 것을 빨리 인정하고 알아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술이 알려지고, 이렇게 솜씨 좋은 밀양클래식술도가라는 곳이 알려 질 수 있게 되면 그것으로 좋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역시 또 마시면서 돈 벌고 열심히 살자! 라는 의욕이 충만해 지는, 그런 행복한 한잔이었다.

 

<스톰탁주 시리즈>

2023.09.0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스톰탁주 옐로우 탭 (경남 밀양시, 밀양클래식술도가)

 

스톰탁주 인 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