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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아까기리시마 (Aka Kirishima, 고구마소주, 赤霧島, あかきりしま)

by FarEastReader 202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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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일본 소주를 즐겨 마신다. 집에서 마실 기회는 거의 없지만, 밖에 나가서 마실 수 있으면 무조건 마셔 보려고 한다. 이번에 마신 일본 소주는 일본의 미야자키현의 고구마소주인 붉은 안개 섬, 아까 기리 시마(赤霧島)다.

이 술 또한 지난 번 마셨던 간노꼬(神の河)처럼 젠니혼주류에서 유통하는 술이었다. 일본 소주를 이렇게 전문으로 유통해 주는 업체가 있다는 게 참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술은 고구마 소주다. 일본 소주를 대표하는 3M (무라오, 모리이조, 마오)가 모두 고구마소주인 걸 생각해 보면, 확실히 고구마 소주에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아까기리시마 역시, 고구마 소주 특유의 묘미가 있었다. 생고구마의 맛과 향이 확 올라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름답게 뱃속 깊이 퍼지는 맛까지, 일본의 고구마 소주 그 자체였다. 이번에 마신 아까기리시마도 25도의 고도주이고, 복어 회 등과 함께 곁들여 마셨는데, 정말 일본 소주도 민족적 편견 없이 마시면,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은근 회는 물론, 고기와도 정말 잘 어울리는 일본 고구마 소주라고 생각한다.

 

먼저 맛이다. 고구마 소주인 만큼 고구마의 향이 훅 올라오면서, 그 맛이 점점 강해지는 게 진짜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 맛이 마치 와인처럼, 입에 머물고 있는 시간 동안 고구마 맛에서 부드러운 바나나 맛, 그리고 다크 초콜릿의 길고 강한 단맛으로 바뀌어 나간다. 그런데 그냥 밀크 초콜릿이 아니라 '다크 초콜릿'으로 기재한 것처럼, 단순히 달기만 한게 아니라, 풍미가 강하고 자연스러운 단 맛이다. 이 고소한 단맛을 방해하는 그 어떤 다른 맛도 없이, 말 그대로 한없이 투명한 단맛을 향해 질주해 가는 시원스럽고 놀라운 경험이다.

 

아울러 25도의 높은 도수에서 올라오는 짙은 향도 매우 멋지다. 역시 고구마 향으로 시작해서, 여러가지 투명하고 맑은 향들이 퍼진다. 살짝 바다의 짭짜름한 향도 나고, 여러 꽃향기도 느껴진다. 자연스러운 향으로 여기까지 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건 와인과는 또 다른 향의 향연인데, 솔직히 오크통 숙성 이런 것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향의 부케가 커질 수있다는 것에 놀란다.

 

질감은 매우 부드럽다. 기본적으로 소주인만큼 바디감이 엄청나진 않지만, 25도의 묵직한 알콜 킥과 함께 묵직한 액체가 입 안에서 충분히 머무르면, 매우 개운한 느낌을 준다. 마치 알콜로 소독을 한 것처럼 말이다. 또한 마치 이슬처럼 쭉쭉 증발해 나가는 것이 느껴지는데, 그 안에서 약간 무상함까지 느껴진다. 

 

일본 소주는 사실 일본 내에서도 사케보다 살짝 인기가 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은근 일본 소주를 진짜 즐기기 좋은 곳은 우리나라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어울려 마실 수 있는 음식도 많고, 우리 음식과 함께 일본 소주를 마셨을 때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여러 전통주 브랜드에서 여러 재료를 사용한 소주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살짝 품질 면에서 일본 소주에 뒤지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술 장인들이 일본 소주를 참조하여 좋은 술을 많이 만들어 내기를 응원해 본다.

 

이번 여름, 일본 소주를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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