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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림 (9도, 경기도 화성시, 술로우양조장)

by FarEastReader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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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의 한국술보틀숍에 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술이다. 9도짜리 막걸리인데, 병의 디자인과 라벨의 그림부터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건 분명 맛있을 것 같다' - 거의 라벨과 함께 아름다운 유리병에 담긴 막걸리의 젖빛 색채를 보면서 그런 확신이 들어 거의 망설임 없이 구매를 결정했다.
 
먼저 맛이다. 이 술은 간만에 마시는 제대로 된 쌀막걸리다. 아주 달콤하지만, 그 달콤함이 매우 정교하고 절제되어 있다. 이렇게 고급스러운 단맛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 보았다. 거의 최근 마셔 본 술 중에서 가장 훌륭한 단맛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살짝 조금씩 아주 희미한 산미가 느껴지고, 그 이후 쌀의 고소함이 따라온다. 상당히 품질 좋은 쌀을 사용한 막걸리라는 것을 이 단맛, 희미한 산미, 그리고 깊은 고소함을 통해 거의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라벨을 보니, 수향미라고 하는 쌀과 화성에서 나온 쌀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프리미엄 막걸리에서 느낄 수 있는 특징으로 메론이나 청포도 같은 과실향이나, 밀크 초콜릿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이 림 막걸리는 밀크 초콜릿의 단맛이 매우 강하고, 과실향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 다만 그보다도 놀라운 건 이 막걸리의 맛에서 살짝 쌀 이외에 다른 고구마나 감자같은 것의 맛이 난다는 것이다. 고소하지만 부드러운 단맛을 가지고 있고 또 기분 좋은 뻑뻑함을 가진 그런 작물 말이다.
 
향 또한 강한 편이다. 달콤한 향이 지배적이고, 살짝 잘 쪄진 떡향기와 곱게 익은 식혜 같은 느낌의 향이 난다. 우리 음식 중 달콤하고 간식처럼 먹을 수 있는 그런 주전부리류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달콤한 감칠맛이 감도는 향이다. 어쩌면 살짝 참기름 같은 느낌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향인데, 이 것이 매우 개성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질감이다. 중간 이상의 바디감을 갖춘 녹진한 술이다. 탄산은 거의 느낄 수 없지만, 조금 시간을 두고 나누어 마시면 며칠동안 발효가 이루어지면서 산미의 기분좋은 자극과 약간의 탄산감이 생긴다.

거의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를 갖춘 몇 안되는 막걸리 같은데 생각보다 홍보가 잘 안되어 있는 듯 하다. 조만간 이 술로우 양조장에서 나온 다른 술도 꼭 마셔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 가능한 귀하고 아름다운 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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