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우포의 아침에서 나온 '맑은내일 발효막걸리 시그니처'를 마셔 보았다. 당시 페이스북에서 광고도 많이 보았고, 2022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탁주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여 궁금증도 컸기 때문이다.
2023.01.15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맑은내일 발효막걸리 시그니처 (경남 창녕)
역시 예상대로 아주 좋았고, 그 이후 이 우포의 아침도 상당히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얼마 전 방문한 '라빈 리커 스토어'에서 몇 달전부터 이 '사화정미소'를 두고 판매를 하길래 사 와서 마셔 보았다.
먼저 맛이다. 이 막걸리는 살균탁주다. 살균탁주는 생막걸리와 달리 살균처리가 되어 있기에 맛이 변하지 않고, 너무 뜨거운 곳이 아니면 상온 보관도 가능하다. 이 막걸리를 처음 마신 순간,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단맛이 잘 절제되어 있지만 쌀 본연의 달콤함을 잘 가지고 있고, 곡식의 고소함과 막걸리의 달큰함이 제대로 어우러지면서, 누룩 맛은 거의 없지만 깊은 발효를 통해 맛의 뉘앙스가 매우 깊어진, 그런 진한 막걸리의 특성을 제대로 간직한 막걸리였기 때문이다.
최근에 계속 약간 가성비 막걸리나, 아니면 여러 맛을 첨가한 캐주얼 막걸리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바로 맛의 대비가 아주 선명하게 다가왔다. 역시 제대로 막걸리를 만드는 곳이구나, 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조금 찾아 보니 이 '사화정미소' 막걸리는 1945년부터 창원시 사화동에서 방앗간을 하던 곳에서 양조를 하기 시작한 전통을 가진 양조장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맑은내일 양조장'이라고 알려진 곳이며, 현재는 농업회사법인 '우포의 아침'이라는 법인이 되어 여전히 '맑은내일 양조장' 및 박물관을 운영하며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가 소재한 경남 창녕군은 창원시 바로 북쪽에 위치한 곳이었다. 그래서 이 우포의 아침이 운영하는 맑은내일 양조장에서는 시그니처 막걸리인 '맑은내일 발효막걸리'나 이번에 마신 '사화정미소'외에도, '창원 생탁주'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네이버에 양조장을 방문한 좋은 후기가 있어 공유한다.
https://blog.naver.com/tjdtks052/223169828930
향도 매우 좋다. 이 양조장이 발효에 많은 공을 들이고 다른 발효 식품도 생산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깊게 발효된 느낌이 든다. 잘 숙성된 발효 식품처럼, 오히려 악취는 덜하고, 향들의 표정과 뉘앙스가 상당히 깊어졌다. 누룩의 치즈향과, 쌀의 고소함, 그리고 막걸리 자체의 달큰함 하나 하나가 나이가 들은 것처럼 깊고 무겁고, 또 상당히 부드럽다. 향이 강하지는 않아도, 맡아 보면 뿌듯할 정도로 향이 깊고, 또 곱다.
질감은 바디감이 꽤 있는 편이고, 나름 녹진한다. 탄산은 거의 느낄 수 없다. 그러나 알콜의 킥이 살짝 있다. 강하지는 않아도, 그래도 씁쓸함과 함께 마일드한 알콜의 자극을 느낄 수 있다. 막걸리도 술인 만큼, 역시 이런 것이 있는 것이 좋다. 막걸리는 특히 단맛과 산미 같은 개성 강한 맛이 진하고 강해서 알콜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마치 과일 소주가 소주처럼 쓰지 않은 것처럼), 이렇게 알콜을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드물다. 사화정미소 역시 맛이 꽤 진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알콜까지 개성이 살아 있는 것으로 봐서 상당히 밸런스가 잘 잡혀 있는 인상을 받았다.
좋은 막걸리는 확실히 의욕을 준다. 이번 여름도 벌써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더 밝고 활기차게 달려나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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