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지란지교 무화과 (전북 순창, 지란지교, 12도)

전북 순창의 막걸리 명가 지란지교 양조장의 무화과 막걸리 '지란지교 무화과'는 막걸리 매니아들 사이에서 매우 잘 알려진 막걸리다. 

 

나는 익히 이 지란지교 무화과의 명성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 이 양조장에서 나온 기본 쌀막걸리를 먼저 마셔 보았다.

그것이 바로 아래 지란지교 막걸리다.

2023.01.0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지란지교 막걸리 (전북 순창)

술 추천: 지란지교 막걸리 (전북 순창)

 

이 원주(原酒 - 원래 밑바탕이 되는 술)가 상당히 맛있었기에 애초부터 기대가 컸다. 그러나 한편으로 최근 맛있는 막걸리 (까망 토끼 등) 를 많이 마셨기에 연속으로 대박이 터지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그런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달랐다. 이 막걸리 또한, 과감히 많은 사람에게 추천 할 수 있는 개성 강하고, 정말 맛있는 그런 막걸리였다. 

 

먼저 맛이다. 이 막걸리는 석류같은 과일에서 느낄 수 있는 새콤함이 가장 도드라진다. 뒷면을 살펴 보니, '레드비트 분말'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아, 정말 탁월한 선택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포도 막걸리나 한라봉 막걸리를 마셨을 때에도 이러한 새콤함을 나름 기대랬지만, 한 번도 느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역시 이 새콤함이 느껴지니까 바로 자극이 딱 꽃혀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막걸리에도 원래 새콤함이 두드러지는 막걸리들이 있는데 (복순도가나 금정산성 막걸리) 새콤달콤한 이 홍초 같은 맛이 더해지니 정말 잘 어울렸다. 

 

그리고 이 맛에 더해서 무화과의 달콤하고 녹진한 과육의 맛, 그리고 쌀 막걸리 특유의 달콤함과 고소함이 하나 하나 모습을 드러내며 다가온다. 이렇게 맛이 복합적이면서도 또 하나 하나 결이 분명한 막걸리도 엄청 드물다고 생각한다. 지란지교 무화과 막걸리의 명성이 정말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맛을 보며 새삼 느꼈다.

 

이 막걸리는 도수가 12도 정도 되다 보니, 한번에 다 비워버리기 보다 며칠에 나누어 조금씩 마셨는데, 그 때마다 꽤 균일하고 기대에 딱 부합하는 그런 맛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혹시 살균탁주인가? 하고 라벨을 보았는데 생탁주였다. 여러가지 면에서 상당히 잘 만들고, 또 정성 들여 만든 술이자, 또 특별한 점을 갖추려고 한 술이라는 것을 여러 면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술이었다.

 

향도 그렇다. 무화과청에서 나오는 무화과 과육향도 그렇지만, 그 향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좋은 쌀막걸리에서 느껴지는 달큰함, 약간 동글동글하고 부드러운 달콤함, 그리고 레드비트의 새코함까지 확연히 올라온다. 재료가 개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아주 균질하고 잘 배합한 느낌이다. 멋지다. 향이 확 피어나지는 않지만, 깊게 음미할만한 그런 아름다움과 개성을 갖주고 있다. 

 

질감은 중간 정도의 바디감이 있고, 탄산은 거의 없는 편이다. 나름 무게감을 가진 액체이나, 끈적거리거나 달라 붙지 않고 나름 매끈하게 넘어간다. 딱 질 좋은 진한 우유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역시 좋은 물을 쓰는지 액체가 입 안에 닿는 느낌이 상당히 매끄럽고 좋다는 인상을 준다. 프리미엄 막걸리에 걸맞게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그런 질감이다. 

 

막걸리를 마시면서 화려하다는 인상을 받는 경우는 참 드문데, 이 지란지교 무화과 막걸리는 화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정말 막걸리 매니아 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자신있게 권해서 실패하기 어려운 막걸리라고 본다. 비슷한 계열로 굳이 찾아 보자면 복순도가 손막걸리가 있겠지만, 탄산이 너무 강하고, 달콤함의 고급스러움에 있어서 이 지란지교 무화과 막걸리가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

 

거의 2023년에 만난 막걸리 중 까망토끼와 함께 감히 가장 인상깊은 막걸리였다고 단언한다.

2023.07.08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까망토끼 (9도, 경기 용인, 술샘)

 

지란지교 무화과 막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