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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일기/중국연구노트

아Q정전을 읽으면 중국을 이해할 수 있다

by FarEastReader 202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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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운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 그런데 왠만한 한국 사람이면 중국에 대해 그렇게까지 호감을 갖지는 못할 것이다.

 

얼마 전 한 친구의 권유로 루쉰의 아큐정전을 읽었다. 중국어를 다시 배우고 싶은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한편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보다 중국문화와 거리가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100년전 영국이나 미국보다, 100년 전 중국에 더 큰 이질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묘사한 버러지 같고 아둔하며 자기만 아는 중국인의 모습은, 우리가 경멸하는 중국인의 모습 그대로이다.

 

그러나 이 글을 보고, "ㅋㅋㅋ 역시 중국 짱깨들은 병신들이네 ㅋㅋ" 하고 비웃고 중국인을 병신취급 하는 사람들은 크게 잘못 보는 거다.

 

중국은 누가 뭐래도, 인도나 유대인과 같이 자기들 나름의 정신문명 - 한자, 유가, 도가, 묵가 등등등 - 을 창조해낸 1급 문명이다. 제 아무리 뛰어나도 이런 정신 문명을 독창적으로 대거 창조해 내지 못했던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지금 중국보다 훨씬 선진 사회를 이끌고 있어도 엄연히 중국 문명 보다는 한 수 아래로 봐야 한다.

 

그런데 이 중국을 이렇게 타락 시키고 병신 만든 것은 누구냐? 그리고 그 원인은 무엇이냐? 이 질문에 답을 찾고 원인을 찾아 가는 것이 중요할 텐데, 적어도 중국인들은 부끄러워도 지 모습을 숨기지 않고 바라 볼 줄을 아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이 벌이는 짓들이나, 이들이 전랑외교니 일대일로니 하면서 벌이는 뻘짓들을 옹호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늘 말하듯이, 지금의 중국 공산당은 나쁜놈이기는 해도 병신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접하는 중국인들이 무식하고 이기적이고 멋도 없고 싸가지도 없어도, 자세히 보면 그 이면에 강렬하고 질긴 생명력과 만만치 않은 독함이 서려 있음을 간파해야 한다.

 

나는 지금 다시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중국어를 잘 한다 해도 상업적으로 별 쓸데는 없을 것 같아 아쉽긴 하다. 그러나 중국인들을 좀 더 깊이 바라보고, 그들의 문화를 더 잘 알기 위해서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은 중국어를 계속 배우려고 한다.

 

나 또한 여러가지로 실망도 많이 하고, 중간에 포기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중국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고,

사실 2050년? 이 정도 까지 시야에 넣는 다면 공산당 붕괴 후 다시 수십년이 지난 중국을 그려 볼 수 있고 그 때는 중국어가 나름의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아Q정전을 읽으며 중국인들의 비참함과 비참함 속에서 꿈틀대는 강함, 그리고 손쉽게 꺾이지 않는 그들의 내면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

 

루쉰이 정신승리법이라고 야유한 중국인들의 자기합리화와 강약약강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게 구는)의 병신짓은 이들이 가진 장점이 상하고 썩었을 때 나오는 모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들이 이것을 건강하게 회복시켜 장점을 장점으로 다시 발현시키고 나면 어떻게 해서도 꺾이지 않는 자존심과, 스스로의 이익에 맞추어 철저히 계산적이고 잔인하게 굴줄 아는 제국의 차가운 횡포로 변모한다.

 

우리가 경멸하던 중국인들이 지금 강자가 되서 대한민국에 어떤 짓들을 하는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이들과 앞으로 계속 대적하고, 또 서로 협동하기도 하면서 지내야 할텐데, 이들의 밑바닥을 관찰하는 과정을 통해 이들과 어떻게 교류할 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비싸지도 않으니 꼭 한 번 읽어 보기 바란다. 

아Q정전:루쉰 소설선, 창비, <루쉰> 저/<전형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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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정전 영문판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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