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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끌로 뒤 발 까베르네 소비뇽 2021 (Clos Du Val Cabernet Sauvignon 2021 vintage)

by FarEastReader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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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 밸리에서 나온 와인을 좋아한다고 하니, 바로 이거 마셔보자고 추천을 받아 마시게 된 와인이다.

소고기와 함께 곁들였다. 

 

와인의 매력은 정말 그 다양성에 있는 것 같다. 유럽과 미국, 남미와 호주까지.. 정말 서구 문명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기후와 토양, 포도 품종, 빈티지(생산연도), 제조 방식, 숙성 방식 별로 수많은 와인들이 쏟아져나오니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중에서 살아남아 명성을 얻고,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내 앞에까지 오는 그런 와인들은 정말 어떤 의미에서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끝이 없는 바다 같은 느낌이다.

 

가끔 서양 문명에 대해 생각해 볼 때, 정말 폭이 넓고 크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도 어렸을 때 좀 더 이렇게 크게 세상을 보고 생각하는 방법을 익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제와 성인이 되어서 서구권 사람들이 쓴 책이나 영화를 봐도 이런 다양성과 폭넓음이 참 부럽다. 

 

여튼 늘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맛이다.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바디감이 묵직하고 타닌이 풍부한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하는데 이 끌로 뒤 발 까베르네 소비뇽 2021 빈티지도 확실히 바디감이 좋고, 타닌의 존재감이 확실했다. 그리고 미국 와인 답게 상당히 맛이 순수하고 직선적으로 다가왔다. 이건 나만의 편견인지도 모르겠지만, 미국 와인 쪽이 구대륙 (특히 프랑스) 와인보다 좀 더 직선적인 맛을 내는 것 같다. 깔끔하고 선이 그려지는 그런 맛이다. 그래서인지 정말 스테이크와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끌로 뒤발을 마시면서도, 잘 구워진 안심 덩어리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크렌베리와 자두 같은 붉은 색  베리류의 밝고 상큼한 맛이 크게 퍼졌고, 한편으로는 아까 언급한 기분 좋은 타닌의 쓴 맛이 잘 섞여 들어 가면서 약간 잘 지어진 건물을 바라보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아주 refreshing 한 맛이다. 상쾌하고 깔끔한 느낌이 든다. 맛의 밸런스가 아주 잘 잡힌 인상을 받았는데, 베리류의 상큼함과 따라오는 존재감 있는 산미, 특징적인 쓴 맛, 그리고 그 아래에 섞여드는 절제된 달콤함이 잘 섞여 있다. 이 단맛이 살짝 초콜렛 같은 둥글고 부드러운 단맛으로 점점 형태를 구체화 하면서 끝맛을 형성하지만, 달지 않은 적절한 드라이함을 무너뜨리지는 않을 정도 마무리가 된다. 확실히 훌륭하다.

 

향은 약간 초콜렛 향과 함께 베리류와 포도의 향이 잘 섞여서 올라온다. 역시 향도 맑고 깨끗하다. 뭔가 느긋한 오후에 비내리는 날 마시면 정말 좋을 것 같은 그런 향이다. 참나무 향도 확실히 느껴지고, 평화로운 느낌이다.  서부 특유의 laid-back (느긋한) 느낌이 들어서 사랑스럽다.

 

전반적으로 향이 아주 잘 퍼지는 느낌이다. 풍성한 과실향과 꽃향기 (약간 라벤더 향?)이 느껴져서 아주 좋았다. 향이 강하고, 힘이 있는 인상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작년 리뷰한 바소 와인이 떠오르는 그런 향이다.

2022.04.0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바소 (Vaso) 와인

 

술 추천: 바소 (Vaso)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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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indanger.tistory.com

 

질감은 상당히 바디감이 있는 풀바디 와인이고, 다소 무겁게 넘어가는 느낌이다. 살짝 점도가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산미가 다소 있어서 그래도 깨끗하고 상큼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닿는 질감이 매력적이어서 자꾸 다음 잔을 찾게 되는 그런 와인이었다.

 

이 끌로 뒤 발 까베르네 소비뇽 (Clos Du Val Cabernet Sauvignon)은 아래와 같은 이력을 가진 걸로도 유명하다.

*1972년 와이너리 첫 빈티지로 파리의 심판 입상한 화제의 와인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와인 / 부시, 클린턴 방한 만찬 와인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 '신대륙 레드 와인부문 대상' 수상
*제1회 파리의 심판 8위, 제 2회 파리의 심판 1위

파리의 심판은 1972년에 프랑스에서 열린 와인의 블라인드 테스트인데, 바로 여기에서 미국 나파밸리 와인이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이겨서 엄청난 화제가 된다. 여기에 등장한 미국 와인이 바로 이 끌로 뒤 발 까베르네 소비뇽이었다고 한다. 이래 저래 스타성을 갖춘 와인임에는 틀림 없다.

 

와인 도락의 길은 아직 멀기만 하지만, 그래도 만날 때마다 즐거운 게 이 와인이 아닌가 싶다.

열심히 살아서 더 즐겁게 와인을 즐기고 싶다.

Clos Du Val Cabernet Sauvignon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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