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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마미 블룸 2021 (Mamy Bloom 2021)

by FarEastReader 2023.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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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내추럴 와인이다.

내추럴 와인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너무나 분분하지만, 제대로 된 정의는 사실 없는 것 같다. 옛날 방식을 살려 여러 첨가제나 보존제를 넣지 않고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와인이라고는 하는데, 글쎄 그것도 참 애매한 것 같다. 이 와인을 추천해 준 소믈리에의 말에 따르면 막걸리로 따지면 아스파탐을 넣고 공장에서 만든 게 와인, 그렇지 않고 옛날 방식으로 빚어 만든 가양주 같은 것이 내추럴 와인이라고 하는데, 뭐 그것도 그리 와닿지는 않지만, 대충 그렇게 이해해 보기로 했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내심 맛없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이 컸다.

희멀건하고 투명한 액체가 나올거라고 상상했지만, 의외로 잔에 따라 보니 보라색이 감도는 짙은 루비색의 전통적인 레드와인의 빛깔을 가진 술이 흘러 나와서 안심했다.

"산딸기 풍미가 강한, 그런 와인입니다."

내심 '산딸기'라는 표현에 이끌려 선택했기 때문에 기대를 하면서 한 잔 마셔 보았다.

"어, 이거 정말 맛있는데?"

상큼한 산딸기 맛과 자연스러운 산미가 풍부하게 퍼져 나왔다. 정말 산딸기로 만든 술인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맛이 아주 새로웠다. Clos Massotte라는 양조장에서 만든 와인인데 외국 자료로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설명을 얻을 수 있었다.

재료는 수령 80년이 된 Carignan (까리냥) 품종에서 포도송이의 줄기 1/3을 없앤 것과 또한 이에 더해서 수령 20년이 된 Grenache Blanc (그르나슈블랑) 품종에서 포도송이 줄기 2/3을 없앤 것을 사용하여 글라스화이버 탱크에서 2주간 발효시키고 6개월간 숙성시킨다고 한다. 위 두 품종을 개별로 양조해서 봄에 블랜드 한다고 하며, 콜라주 (세척)이나 필터링(여과)를 하지 않고 만든다고 한다.

확실히 맛은 기존 와인과 꽤 달랐다. 하지만 정말 맛있었다. 깔끔하고 소박한 것이 정말 약간 막걸리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향 또한 재미있었다. 야생 산딸기 향과 함께 건포도 향이 났고, 그와 함께 꿈꿈한 말똥 냄새가 났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 중에 이 말똥 냄새 나는 게 많던데, 이 내추럴 와인도 프랑스 와인이라고 말똥 냄새가 나네"

나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중독적인 이 꿈꿈한 냄새가 은근 좋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올라오는 포도와 베리향도 정말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참나무 향이나 스파이시한 향 - 후추같은거 - 없는게 특이하네요"

같이 마신 사람이 거들었다.
 
질감은 살짝 중간보다 라이트한 편이다. 아주 라이트한 것은 아닌데 무겁지는 않다. 액체도 약간 과즙처럼 미성숙하고 날것의 느낌이 드는 것이 재미있다. 아주 살짝 잔당감이 남는데 이것도 싫은 느낌은 아니었다.

솔직히 맛있어서 본능적으로 계속 다음 잔을 찾았다. 이 점도 약간 달콤한 프리미엄 막걸리를 마실 때의 craving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인생 첫 내추럴 와인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도 종종 도전해 보고자 한다. 역시 와인과 함께하는 인생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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