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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Barbi Brunello di Montalcino 2017 vintage (바르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17 빈티지)

by FarEastReader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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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을 좋아한다고 몇 번 쓴 적이 있다. 뭐, 사실 모든 곳의 와인을 좋아하지만 말이다.

이번에 마신 바르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17 빈티지는 생각보다 정말 괜찮은 와인이었다. 이탈리아에서 주로 난다고 하는  산지오베제(Sangiovese)라는 이탈리아 레드 품종만으로 만들어낸 술이라고 하는데, 간만에 정말 취향에 맞는 와인을 만난 것 같아 기쁘다.

2022년에 마셨던 이탈리아 와인 중에도 산지오베제로 만든 와인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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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신 와인도 '제우스의 피'라는 뜻의 라틴어 Sanguis Jovis에서 유래한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든 와인 답게 맛이 진하고 또 과실향이 풍부했다.
 
개인적으로 와인 중에서 이렇게 맛이 깔끔하고 과실향이 많이 나는 와인을 비교적 좋아하는 편이다. 어쩌면 내가 와인이라는 외래어보다, '포도주'라는 번역어를 더 좋아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포도의 생명력 넘치는 향과 이미지가 역시 와인에게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입 안에서 아주 잘 직조된 맛이 느껴진다. Well-structured 라는 말이 떠오른다. 단단하게 느껴지는 타닌이 매력적이고, 그에 지지 않는 상큼한 크랜베리 맛과 포도의 씁슬한 달콤함이 인상적이다. 정말 잘 짜여진 맛이다. 약간 딸기 같은 맛도 느껴지는데, 그래서 그런지 여성스러운 인상을 받았다. 뒷맛으로 약간의 스파이스 (특히 후추) 맛이 스쳐지나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붉은 베리의 뉘앙스가 비교적 강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달기보다는 드라이하고, 산미가 도드라진다.
 
한편으로 향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잘 익은 체리향과 들풀의 향기가 느껴져서 약간 막걸리에서 가끔 느끼는 식물성 향기를 연상할 수 있었다. 아마 와인에서 막걸리를 연상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일텐데,  허브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런 풀향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유럽, 특히 이탈리아 와인 답게 향의 부케 역시 매우 진하고 다채로웠다.
 
여러 가지 향이 느껴진다고 당연히 무조건 좋은 술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바르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향들의 조화 측면에서나 향에서 풍겨나오는 뉘앙스가 정말 아름다웠다. 가만히 향을 맡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약간 가라앉으면서, 이 술의 맛을 기대하게 하는 그런 향이었다.

 

질감은 다소 볼드한 느낌이 있었다. 바디감은 중간정도이고, 아주 강하지는 않은 인상이었다. 전반적으로 구운 소고기와 곁들이기 아주 좋은 느낌이었다. 표면이 매끈하지만 그래도 아주 비단결 같다기 보다는 살짝 주스 같은 느낌으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 좋았다.

 

와인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혼자보다는 여럿이 나누어 마실 때가 훨씬 좋은 것 같다. 이건 위스키와는 다른 점이다. 위스키는 어떤 의미에서 혼자 마시는 술이라고 생각한다. 다른사람과 함께 마시더라도, 결국 술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요구한다. 하지만 와인은 다르다. 자꾸만 뻗어 나가려 한다. 다른 사람의 표정을 보게 하고, 다른 사람이 술의 향기를 맡는 모습을 보게 한다. 이야기를 하게 하고, 더 재미있는 대화 화제를 찾게 만든다.

 

좀 더 좋은 사람과 함께 와인을 나누어 마실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한 번 더 힘을 내서 살아 보고자 한다.
 
 

바르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17 빈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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