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대표하는 막걸리 소성주를 마셔 보고 꽤 좋은 인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2022.10.1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인천 생 소성주
이 소성주의 한 칸 위 프리미엄 버전인 '소성주 플러스'가 이번에 CU에 풀렸기에 냉큼 사 마셔 보았다.
이전에도 소성주를 만드는 인천탁주제조에서 나온 '쌀은 원래 달다' 역시 CU 편의점에 들어왔었던 것을 기억하는데, 이 CU의 MD (구매담당자)도 아마 소성주와 그 양조장의 솜씨와 대중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번에 마셔본 소성주 플러스도, 확실히 좋은 술이었다.
우리가 막걸리에게 기대하는 시원함, 달콤함, 그리고 청량함까지 확실하게 갖추고 또 이 밸런스를 멋지게 잡아 준 그런 술이었다. 최근 좀 실험적인 막걸리들을 많이 소비하다 보니 아무래도 이런 정통 가성비 막걸리가 그리워지는 시점이었다.
한 잔 딱 마시자마자 느껴졌다. 대학 때인가, 처음으로 장수 막걸리 예찬론을 듣고 여름에 막걸리를 사서 혼자 집에서 맥주 대신 마셔 보다가 빠져 들었던 바로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달콤하고 시원한 맛을 베이스로, 시원한 탄산이 청량하게 터지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소성주 플러스는 그 '플러스'라는 말이 제품명에 들어간 것 답게 확실히 달콤함도, 시원함도, 청량함도 한 층 진하게 느껴졌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도 컵에 따라 조금씩 홀짝이며 몇번이고 아주 맛있다고 칭찬했는데, 정말 괜찮았다.
"여기 진짜 제대로 만드네.." 나도 모르게 이런 칭찬이 절로 새어나왔다.
얼른 이 양조장의 최고 프리미엄 라인인 '쌀은 원래 달다'를 마셔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로 가성비 막걸리를 뽑아낼 수 있는 실력이면, 정말 국내 탑급이 아닐까 생각했다. 서울 장수 막걸리 이래, 타지역의 대표 가성비 막걸리 중 이 정도 퀄리티를 뽑아 낼 수 있는 술도 정말 드물다고 본다.
막걸리는 맛이 단순한 만큼, 어떤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서 확실히 품질차이가 큰 것 같다. 이 소성주 플러스는 그런 면에서 일반 가성비 막걸리의 2배 가까이 되는 3천원 정도의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국내산 쌀과 팽화미를 베이스로 만든 것도 합격이었다.
향 역시 강한 편이었다. 역시 바닷가, 항구도시의 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하게 피어나는 막걸리의 달큰하고 단순한 향이 마음에 들었다.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제대로 된 공정에서 생산해서 그런지 잡내나 악취도 없었다.
질감은 강한 탄산과 라이트한 바디감으로 요약된다. 우유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밀키한 느낌이 나지는 않는다 . 오히려 우유가 들어갔는데도 이렇게 청량한 느낌이 난다는 것이 신기했다. 벌컥벌컥 마셔도 좋고, 소량을 머금으며 안주와 함께 즐겨도 좋을 그런 밝은 친구같은 질감이다. 알콜도 5%로 낮은 편이어서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조용한 강화도 지역이나 인천 바닷가쪽에 가서 바다를 보며 소성주 플러스를 나눠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술을 즐기면 좋아하는 지역이 늘어난다. 멋진 양조장이 거기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 지역에 작은 애착이 생기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늘려가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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