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미토리 생 막걸리 (강원 횡성)

by FarEastReader 2023. 3. 31.
728x90
반응형

강원도 막걸리가 상당히 드문데, 서울과 천안의 마트에서 각각 발견한 물건이다. 생각보다 영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입소문을 타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튼 이름도 미토리라서 귀엽고, 국내산 쌀을 사용하는 점도 호감이 가서 바로 구입해서 마셔 보았다. 미토리라는 이름의 뜻은, 쌀 '미'자에, 한 '톨'의 강원도 방언인 토리를 합쳐서 만든 단어라고 하며, '미토리' 를 이에 따라 해석해 보면 '쌀 한톨' 막걸리 쯤 될 것 같다. 나름대로 정말 잘 만든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한 잔 마셔보니, 상당히 부드럽다. 어딘가 지평 생막걸리를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다. 라벨을 살펴 보니 도수가 5%로 지평 생막걸리와 같았다. 맛도 좋다. 밀키하고 아이스크림 눈꽃가루처럼 녹아드는 단맛이 매력적이다. 산미는 거의 느낄 수 없지만, 그렇다고 과당의 억지스러움도 없다. 가성비 막걸리 중에서는 꽤 도시적인 맛이라고 생각한다. 편의점에 한 번 들어오기만 하면 꽤 잘 팔릴 포텐셜을 갖춘 막걸리라고 본다.

 

맛이 은은하지만, 상당히 밸런스가 좋다. 튀는 맛이 없고 부드럽고 기본적인 고소함과 단맛 만이 적절한 뉘앙스로 입 안에 남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이런 술은 쉽게 다음잔을 부르게 된다. 어느 새인가 과자 안주와 함께 금방 한 병을 비워 버렸다.

"아 이렇게 되면 살 무지 찌는데..."

왠만해서는 일부러라도 한 번에 많이 마시지 않는 내가 나도 모르게 흥에 겨워 한 병을 비워버렸다. 모나지 않고, 단점이 없고, 그러면서도 잘난척 하지 않는 그런 매력을 가졌다. 정말 즐기기 좋은 막걸리다.

 

최근에는 개성이 강한 막걸리가 많아서 때론 이런 담담한 막걸리가 정말 그리워진다. 물론 시중의 장수막걸리나, 지평생 막걸리를 마시면 되지만, 때론 이들도 지겨워서 이렇게 낯선 지역 막걸리를 마셨을 때 이런 표준적이고 깔끔한 맛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큰 호감을 갖게 된다.

 

향 측면에서도 깔끔했다. 역시 좋은 물을 쓰는지 잡내도 없고, 역한 과발효된 냄새도 없다. 딱 달큰하고 향긋한 막걸리 향만이 산뜻하게 남은 느낌이다. 맛과 향에서 알게 모르게 여성적인 술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질감은 약한 탄산에 라이트한 바디를 가진 전형적인 가성비 막걸리였다. 좀 더 힘을 주어서 진하게 만들어도 맛있을 것 같은데, 이 주연양조장에서는 프리미엄 막걸리 라인을 만들어 볼 생각이 없는지 궁금하다. 생각보다 장수막걸리나 지평생막걸리도 그렇지만 이렇게 가성비 막걸리를 깔끔하게 잘 뽑아내는 곳은 의외로 프리미엄에 대한 집착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아쉽다.

 

전반적으로 맛과 향이 부드러운데, 질감마저 라이트하고 부드러우니 잘 어울렸다. 나른한 봄날이나 싱그러운 초여름에 바깥에 나가 한잔 하기 딱 좋은 그런 술이라고 생각한다.

 

추천 할만한 좋은 막걸리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