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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앉은뱅이 생탁주 (충남 부여)

by FarEastReader 2023.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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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지역의 술은 처음 마셔본다. 생각해 보면 옛날 백제 지역은 어렸을 때는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돌아다녔는데, 최근에는 갈 일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참 우리나라도 넓고 크다. 한국과 일본은 자꾸만 스스로를 작은 나라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출처: thetruesize.com 실제로 한반도는 유럽 주요 국가와 비교해서 그리 작지 않다.

 

그래서인지 막걸리도 정말 마셔보면 마셔 볼수록 그 다양함에 놀라게 된다.

이번에 마신 부여의 앉은뱅이 생 탁주의 경우 사실 그 재료를 보면 모두 외국산 팽화미와 소맥분을 써서 만든 가성비 막걸리이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마셔 보았다. 비슷비슷한 싸구려 막걸리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지평을 넓혀 보고자 마셔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한 잔 딱 마시는 순간, 새콤한 맛에 살짝 놀라며 "앗, 이건 뭐지?" 하고 제대로 음미해 보기 시작했다. 가성비 막걸리에서 이렇게 확실하고 잘 만들어진 새콤한 맛이 엷게 퍼져나오는 것에 놀랐다. 막걸리의 단맛 또한 매우 잘 만들어져 있다. 단 맛 역시 꽉 찬 느낌이다. 맛의 순서가 개성적인데, 새콤함이  무기인 다른 막걸리들 (금정산성 막걸리나 복순도가 막걸리, 태화루 막걸리 정도가 먼저 떠오른다)과 비교해서도 확실히 다른 개성을 갖추었다. 새콤함이 강조되는 다른 막걸리는 단맛으로 시작해서 새콤함이 피어나는 순서가 일반적이라면, 이 막걸리는 살짝 새콤함으로 시작해서 그 코팅을 뚫고 들어가면 단맛이 싸악 도는 그런 느낌이다.

맛이 풍부하거나, 아주 구조적이거나 하지는 않지만, 가성비 막걸리의 평범한 수준은 확실히 뛰어넘는 충실함과 개성을 갖췄다. 앉은뱅이 탁주라고 하는 오래된 비유를 활용한 제목에 지지 않는 맛과 매력을 갖추었다고 본다.

 

향 자체는 그리 특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향긋하고 달큰한 막걸리 향을 잘 살린 그런 술이다. 이 술을 큰 동이에 받아서 나누어 마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멀리까지 향긋하고 유혹적인 술 향기가 퍼져 나갈 것 같은 느낌이다. 단순해서 좋은 그런 향이다. 흔하다면 흔하지만 잡내가 없고, 막걸리의 달큰한 향과 술빵 같은 고소한 향만 남아 술을 즐기는데 흥을 살짝 복돋워 주는 그런 느낌이다.

 

질감은 딱 라이트한 가성비 막걸리 그 느낌이다. 중간 이상의 탄산감과 새콤함이 어우러져 뭔가 더 탄산음료 같은 뉘앙스를 낸다. 이 역시 야외에서 마시기 좋은 그런 질감이다. 요새는 날이 따뜻해져서 이런 질감이 오히려 좋다. 이제 슬슬 다시 프리미엄들을 마셔보면서 막걸리의 다양한 질감을 또 느껴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구하기는 어렵지만, 충남지역에 가거나 부여에 가면 꼭 한 번 마셔보기를 권한다.

 

부여 앉은뱅이 생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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