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나온 막걸리들도 은근 좋아하는 편이다.
우리나라 대표적 항구도시인 인천에서도 좋은 술이 꽤 나온다. 이 블로그에도 여러 번 말했지만, 이 지역에서 나온 '쌀은 원래 달다' 막걸리를 아직 마셔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과거의 인천 막걸리 리뷰 두 개를 첨부한다.
2023.01.09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삼양춘 (인천, 12.5도)
2022.10.11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인천 생 소성주
이번에 마시게 된 탁100 은 강화도의 찹쌀만을 이용해서 만든 술이다. 이 술을 만드는 인천의 탁브루에서는 이 탁100이외에도, 탁132 오리지널이라는 술과 탁112 클래식이라는 라인이 있는데 이들이 사실 메인이고, 이 탁100이라는 술이 최근에 나온 신제품이다. 한 잔 마시는 순간, 엄청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탁브루에서 나오는 다른 술 들도 마셔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술은 다소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발효를 추구한 단양주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깊은 수준의 산미가 느껴지는 좋은 술이다 단맛도 적절히 품고 있고, 곡식의 달콤한 고소함이 훅 피어나듯이 느껴지는 그런 술이다. 인터넷을 좀 찾아보니 '내추럴 와인'에 이 술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이 왜 그렇게 묘사하는 지 알 것 같았다. 막걸리의 거칠고 소박한 맛이 살아 있지만 대량으로 막 만든 술이 아니기 때문에, 프리미엄 막걸리 특유의 느낌이 살아 있다. 쌀에서 나오는 깊은 단맛과, 적절히 높은 도수, 그리고 과실향의 분방한 느낌... 그러나 한편으로 아주 어린 술이라는 느낌도 든다. 이 막걸리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새콤함, 즉 산미가 그런 상큼하고 내추럴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한편으로 이 술은 다른 막걸리보다 촘촘한 거름막을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상당히 청주에 가까운 맛도 느껴진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입자가 곱다보니 더욱 부드러운 느낌을 주어서 그런지 훨씬 뭔가 맑은 맛이다.
향은 그렇게 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존재감있는 향긋함을 가진 술이다. 막걸리의 달큰함 - 특히 가성비 막걸리에서 느낄 수 있는 그 달큰한 향 -과 누룩이 곱게 발효된 향을 베이스로 해서, 그 위에 살짝 들풀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아름다운 향이다. 향이 강하지 않아도, 뭔가 풋풋함이 느껴져서 호감이 느껴진다.
탄산이 약하게 있고, 상당히 부드러운 질감을 가졌다. 역시 지게미의 입자가 고운 것이 개성을 창출해 주는 것 같다. 바디는 라이트하다. 뭔가 맥주나 가성비 막걸리처럼 벌컥벌컥 마시기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라이트하고 통통 튀는 느낌의 질감이 있다. 알콜 도수가 10.5도로 낮지 않은데, 알콜이 질감을 해치거나, 알콜 킥이 강하 편이 아니다. 마치 힘을 숨긴 10대 같은 느낌이다.
이런 좋은 술을 만드는 마이크로 양조장 - 즉, 소규모 양조장이 계속 생겨난다는 데에서 정말 놀라움을 느낀다. 도대체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더 감사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다. 정말이지 좋은 술은, 의욕을 불러일으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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