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지역 막걸리들은 산미가 독특하게 빛나는 술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울산의 복순도가도 있고, 문경의 희양산 막걸리도 있다. 모두 산미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조금 대중적인 가성비 막걸리 중에는 전설의 부산 금정산성 막걸리도 산미가 개성인 술이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 훌륭한 술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경북 김천의 배금도가에서 양조장의 이름을 달고 나온 프리미엄 막걸리 김천 배금도가이다.
먼저 맛이다. 새그러움 - 즉 경상도 사투리로 새콤한 맛이 딱 다가온다. 그러나 이 새그러움은 지금까지 마셔 본 막걸리 중 그나마 가장 마일드하고 거부감이 적은 딱 적절한 느낌의 산미였다. 강하긴 강하지만 결코 과도하지 않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따라오는 달콤함과 발효된 누룩의 구수한 맛의 절묘한 조화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제대로 만들었다는 확신이 드는 그런 맛이다.
향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윽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향이다. 그리고 약간 멜론 향이 나는데 이 또한 흥미로웠다. 맛에서 산미를 감싸는 달콤함의 정체가 바로 이 과실향이었다는 것을 향을 맡으며 깨닫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살짝 꽃향기 같은 것이 나는데 이렇게 다양한 향을 내는 믹걸리는 정말 드물다.
질감은 다소 바디감이 있고 묵직한 느낌이다. 12도 짜리 원주이니 당연히 그럴만 하다. 그러나 알콜 도수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콜 킥은 그리 강하지 않다. 탄산 역시 거의 없다. 전반적으로 묵직하긴 해도 잔당감도 없고 상당히 깔끔한 질감이다.
좋은 술은 확실히 인생을 풍요롭게 해 준다. 꽃샘추위가 여전히 꼬리를 늘어트리고 있지만 이 술을 머금고 있으면 특유의 과실주 같은 새콤함에 벌써 다가올 여름이 그려진다. 꼭 이 기분을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느껴 볼 수 있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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