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추천: 동네방네 부천 막걸리

부천시 소사 쪽에 아주 멋진 술을 만드는 지역 양조장이 있다. 우연히 저녁을 먹으러 들리게 된 부천에서 시간이 남아 근처 막걸리 정보를 검색하다가 발견하게 되었다.

양조장과 함께 우리 술 바틀샵도 함께 운영하는 부천 소사동의 '동네방네 소사동양조장'의 직영 매장에서 몇가지 재미있어 보이는 막걸리와 함께 이 동네방네 부턴 막걸리를 구매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그냥 맛이나 보자는 심산이었는데, 매장에서 대응 해 주신 키가 크고 날씬하신 젊은 점원분이 꽤 친절하고 술 추천을 잘해 주셔서 놀랐다. 이런 분이 알바로 있는 가게에서 만드는 막걸리라면 꽤 믿음직스럽지 않을까 싶어서 더불어 기대치도 올라갔다.

2천원 미만의 가성비 막걸리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훌륭한 맛을 가진 막걸리였다. 우선 막걸리 특유의 달큰하고 시원한 느낌의 맛이 굵직하게 잘 표현 되어 있었다. 한잔 쭉 들이키면 장수막걸리에서 느낄 수 있는 청량하고 달콤한 그 맛이 조금 더 진하고 묵직한 형태로 퍼져 준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이 하나 더해진다. 바로 살짝 생강(진저, ginger)의 매콤하고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점이다. 이 점이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산미는 그렇게  강하지 않으나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아마 조금 시간을 두어 숙성 시키면 충분히 강해질 것 같은 느낌의 귀여운 새콤함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밸런스가 잘 잡힌 가성비 막걸리였다.

향도 상당리 강하고 좋은 편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막걸리가 의외로 유명하자 않다는 데에 놀랐다. 아마 부천시라는 지명이 전통주나 농사와는 관련 없는 도시 이미지가 강해서일까, 아니면 이름이 특이할 거 없는 '부천 막걸리'이기 때문일까. 수많은 마이크로 양조장에서 나오는 막걸리 중에 이만큼 밸런스와 풍미가 좋은 것이 드문데 참 아쉬웠다.

딱 이런 술을 국순당 같은데에서 사서 인천/부천 지역에서 밀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질감은 탄산이 약한 편이었고, 바디는 라이트 했다. 소위 벌컥벌컥 마시기 좋은 타입이다. 막걸리는 정말 다양하게 질감을 만들 수 있는데 이렇게 부드럽고 가벼운  음료같은 바디부터 농도를 점점 높여 무겁게, 나아가 끈적하게, 더 나아가 해창 막걸리처럼 꾸덕하게, 아예 이화주처럼 버터 같은 고체로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가성비 막걸리는 이런 '벌컥벌컥 라이트' 질감이 딱 좋다. 탄산이 더 있었으면 훨씬 청량했겠지만, 풍미가 강한 맛을 고려할 때 탄산이 적은 건 적은 대로 매력적이었다.

소사동양조장 대표의 메시지

라벨에 보면 이렇게 동네방네 소사동양조장의 김민석 대표의 메세지가 있다. 문득, 청주의 동네방네 상당산성 막걸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했다.

살펴보니 이 동네방네 씨리즈는 배상면주가에서 제공하는 소규모 양조장 지원 플랫폼 사업 같은 모양인데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참고로 청주의 동네방네 상당산성 막걸리도 병이나 라벨, 그리고 동네방네 글자는 비슷했다.

2022.02.27 - [Useful Things/술 추천] - 술 추천: 상당산성 막걸리

술 추천: 상당산성 막걸리

 

앞으로도 갈 길이 참 멀다. 하지만 그 여정이 정말 알차고 즐거울 것만 같다.

막걸리도, 인생도 말이다.

그러니 더욱 열심히 살고 순간을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동네방네 부천 막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