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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 Things/술 추천

술 추천: 앙성 생 막걸리 (충주)

by FarEastReader 2022.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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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신 전통 스타일 로컬 막걸리 중, 단연 탑급의 제품을 만났다.

맛과 향, 그리고 질감의 개성까지 정말 기대 안하고 따서 마셔 보았는데 제일 좋았다.

라벨을 보면 '맛 좋은 물로 만든 전통주'라고 쓰여 있고 '앙성탄산온천지구'라는 푸른 글씨를 기재해 놓았다. 나는 수안보 온천은 알고 있었고 몇 번 이용한 적이 있었지만, 앙성에는 온천이 있는 줄 몰랐다. 하지만 이번에 앙성 생 막걸리를 마셔 보고는 반드시 가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 술은 로컬 막걸리이긴 하지만 50년 가까이 한 길을 걸어 온 장인이 만들고 있다. 사실 더 오래된 양조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들이 거의 2대 혹은 3대로 넘어가거나 주인이 바뀐 것을 고려하면 사실 이 앙성 양조장이 한 장인이 만든 막걸리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들 중 하나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을 듯 하다.

먼저 맛이다. 거의 로컬 막걸리 중에서는 대항마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잘 만들었다. 탄산감, 절제되고 드라이한 맛 속에서 은은히 피어나는 단맛, 살짝 뒷맛으로 남는 신맛까지. 장수막걸리나 지평막걸리 같은 대표작들에 필적하는 균형감과 안정감이다. 물론 이 술이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으나 개별 제품으로는 최상의 경쟁력을 지닌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배혜정도가의 저가 라인이나 왠만한 프리미엄 막걸리 중 5천원 안넘는 막걸리들 보다 훨씬 낫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막걸리의 최대 장점은 향기로운 술 향이다. 완벽에 가깝게 잡내를 제거 해냈다. 이런 술을 나는 로컬 막걸리 중에 거의 보지 못했다. 다들 나름의 술 향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솔직히 나같은 매니아가 아닌 이상 향기롭다고 느끼기는 어렵거나, 아니면 크게 관심 두지 않았을 술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 앙성 생 막걸리는 확실히 향기롭다. 프리미엄 막걸리처럼 과실향이 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곡식으로 만든 술이라는 걸 온몸으로 뽐내듯 향긋한 빵향기가 난다. 아마 아주 좋은 누룩을 쓰고 있겠구나 하는 추측과 함께, 이 술을 만드는 양조인이 향에 아주 민감한 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향이 좋은 술에는 가점을 많이 주는 나로서는 이미 맛과 향에서 이 술은 보통이 아님을 직감했지만, 질감도 매우 훌륭했다. 적당히 지게미의 양을 배분하여 나름의 바디감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라이트하고 맑은 막걸리의 매력도 겸비하고 있다. 탄산의 정도도 적당하고 청량하다. 역시 물이 좋으니 질감은 절로 갖추어지는 느낌이었다.

일반적인 로컬 막걸리의 경우 위생관리나 맛과 향에 역시 아쉬움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앙성 생 막걸리는 이런 점에서 완전 탑 수준이었다. 정말 추천한다. 앙성 온천지구에 가는 사람들이나 충주에 가는 사람이 있으면 꼭 이 술을 잊지않고 챙겨 마셔 보기를 권한다.

앙성 생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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